45세 동갑내기 라이벌의 얄궂은 운명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과 벨기에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이 오는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벌써 3번째 만남이다. 2번은 선수로, 이번에는 사령탑으로 만나게 됐다. 역대 전적에서는 벨기에가 1승1무로 앞서 있지만 내용만큼은 팽팽했다. 둘의 첫 만남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별 예선에서 벨기에는 한국을 2-0으로 제압했다. 빌모츠 감독은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고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홍 감독은 주전 수비수로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8년 뒤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을 꺾으면 조별 예선 통과가 가능했던 벨기에는 이미 16강 진출이 좌절됐던 한국의 고춧가루 부대에 일격을 당하며 1-1 무승부를 기록, 짐을 싸야 했다. 각 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둘은 16년 뒤 사령탑으로 만났다. 빌모츠 감독은 유럽 예선에서 8승2무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벨기에를 12년 만에 본선 무대로 이끌었다. 선수 은퇴 이후 엘리트 코스를 밟은 홍 감독도 국제축구연맹(FIFA) 19세 이하 월드컵 8강 진출, 런던올림픽 동메달 등을 획득하면서 지도자로 승승장구했다.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는 분위기가 극과 극이다. 벨기에는 일찌감치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한국은 1무1패로 탈락 위기에 처해있다. 자력 16강 진출이 좌절된 홍명보호는 어떻게든 벨기에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고 알제리-러시아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빌모츠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여유가 넘친다. 일찌감치 “주전 2~3명 정도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에당 아자르(첼시), 티보 쿠르투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빈센트 콤파니(맨체스터 시티) 등 공수 조화를 통해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떠오른 벨기에는 이미 높은 곳을 바라보고 완급 조절에 돌입했다. 빌모츠 감독은 1차전 알제리전과 2차전 러시아전에서 후반 교체 카드가 적중하면서 2연승을 거뒀다. 반면, 한국은 벨기에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대회 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내건 홍명보호는 부진한 경기력 끝에 알제리에 2-4로 대패,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위기 반전을 통해 벨기에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레버쿠젠)은 “16강 진출의 끈을 놓지 않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정점을 찍은 두 지도자의 3번째 맞대결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은 27일 오전 5시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안스 경기장에서 벨기에와 H조 최종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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