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가개조를 위한 첫 단추인 국무총리 선임 작업이 30여 년간 언론인의 길을 걸어온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로 결정됐다. 그간 하마평에 전혀 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상외의 인물로 깜짝 발탁이라 할 수 있다. 문 후보는 중앙일보에 자신의 이름을 딴 `문창극 칼럼`으로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비판적 언론인`이다. 이 칼럼은 국내 정치권와 국제정치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숱한 논란을 낳으며 중앙일보의 인기칼럼으로 자리를 잡았다. 문 후보가 칼럼을 통해 비판한 대상은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뿐 아니라 북한, 정치권, 시민단체, 언론인, 종교계 등 거침이 없었다. 지난 2011년 4월에는 `박근혜 현상`이라는 칼럼을 통해 박근혜 당시 대표의 입만 바라보는 여권까지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선 청와대는 문 후보의 이러한 소신과 강직함을 높게 평가하면서 `성역없는 개혁을 이끌 국가개혁의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후보자는) 중앙일보 주필을 역임한 소신 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으로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해나갈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과거 수십 년 동안 누적되어온 관료사회의 적폐 청산을 이끌 총리로 정치인이나 관료가 아닌 비정상과 적폐를 향해 날카로운 펜을 휘둘러온 언론계 인사가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국가개조를 위해서는 `거침없는` 추진력 외에도 거대한 관료사회를 이끌고 나가기 위해선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한 데 문 후보가 보수색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지명자는 지난 2009년 5월 고 노무현 대통령서거에 대해 "세계 최대의 자살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이 나라에서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한다면 그 영향이 어떻겠는가"라는 내용의 비판적인 칼럼을 써 진보진영으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아야 했다. 2006년 10월 북한이 기습적으로 1차 핵실험을 하자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전쟁을 해야한다. 전쟁이 무서워 피할 때 우리는 볼모가 된다"고 썼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에서는 `소신있는 총리`로 국가개조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고, 진보진영에서는 강한 보수색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문 후보 내정이 국민통합을 지향하기 보다 보수와 진보를 더 분명하게 갈라놓은 인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 청와대 안팎에서는 보수를 대표하는 언론인 출신 총리로서 박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과 코드가 잘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언론인에서 행정가로 처음 변신하는 문 후보자가 공직사회 개혁과 국가개조의 큰 책무를 앞둔 상황에서 공직사회에 `성역없는 개혁`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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