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일 러시아 메첼그룹 모듈러 주택사업이 중단된데 대해 “러시아 메첼그룹 모듈러 건축물 프로젝트는 현지 메첼그룹의 재정 악화로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다가 현재 일시중단된 상태”라며 “양사가 공사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2011년에 포스코가 출자한 포스코A&C가 러시아의 자원 개발업체인 메첼로부터 엘가탄전 개발에 필요한 근로자용 숙소와 호텔, 경찰서, 병원 등 주거단지 공사를 일괄 수주하면서 시작됐다.
엘가탄전 주거단지는 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면적 4만8000㎡ 규모로 포스코의 독자적인 특수공법인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돼 지난해 6월 완공예정이었다. 공사규모는 570억원에 달했다.
이 사업은 ‘한-러 협력사업’의 첫 결실로 2009년 G20정상회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준양 포스코 그룹 회장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이뤄졌다.
이후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 바뀐 후 사업 지속성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모듈러 공법은 포스코A&C가 독자적으로 갖춘 기술이다. 공장에서 골조와 마감재로 건물을 최대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만 하는 공법으로, 건설 기간이 짧아지는 만큼 바깥 기온이 섭씨 영하 40~50도를 오가는 혹한 지역에 적용하기 좋다. 현장 관리비와 인건비도 크게 낮출 수 있다. 모듈러 공법에는 포스코 철강재가 100% 사용된다.
하지만 공사는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해 포스코가 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메첼그룹이 푸틴 정부로부터 외면당했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08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총리일 당시 주재한 산업계 모임에 이고르 주진 매첼그룹 대표가 불참한 이후 푸틴은 “메첼그룹이 철광석을 해외에 덤핑 판매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업에는 포스코, 포스코A&C를 비롯해 2011년 러시아 자원과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설립한 현지 법인인 POSCO-RUS가 참여하고 있다.
당시 포스코 A&C는 해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해 수주에 성공했다. 또 한국 건설기업이 극지방 개발에 참여한 첫 사례로 합작 투자가 아닌 일괄 도급사업으로 수주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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