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반드시 승점을 챙겨야할 상대로 꼽히는 알제리가 베일을 벗었다.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아직 조직적인 면에서는 허점이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개인기는 돋보였다. 우리 수비수들의 부담이 커졌다. 더 큰 문제는, 베스트 전력을 가동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 넘치는 드리블을 앞세운 알제리가 아르메니아와의 평가전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알제리는 한국시간으로 1일 새벽 스위스 시옹의 스타드 투르비용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터뜨리는 등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끝에 3-1로 승리했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전반 14분 선제 골이 터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에사이드 벨칼렘이 오른발로 공의 방향만 살짝 바꾸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했다. 위치 선정이 좋았다. 체격이 워낙 좋아 아르메니아 마크맨이 일대일 싸움에서 애를 먹다 내준 실점 장면이다. 벨칼렘은 알제리의 주전 수비수도 아니다. 추가 골은 화려한 개인기에서 비롯됐다. 전반 22분 리야드 마레즈가 하프라인 근처에서부터 단독 질주하다 내준 패스를 나빌 길라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두 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마레즈는 이날 경기가 A매치 데뷔전이었다. 주전으로 나설지 확실치 않은 선수의 드리블 실력이 예사가 아니었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알제리는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한 골을 더 추가하면서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전반 41분 이슬람 슬리마니가 한 골을 더 보태면서 3-0으로 달아났다. 분위기를 탔을 때 몰아치는 집중력 역시 한국 수비가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후반은 전반에 미치지 못했다. 시작 1분 만에 수비진의 실수에서 실점을 내준 것을 비롯해 다소 어수선했다. 경기의 주도권 역시 전반에 비해서는 아르메니아가 잡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밀렸다고 해석하기는 조심스럽다.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은 선수들을 많이 바꾸면서 실험에 더 치중하는 느낌을 전했다. 이날 알제리는 전력의 핵으로 꼽히는 소피앙 페굴리를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는 페굴리는 `알제리의 지단`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인터밀란 소속의 1992년생 젊은 피 사피르 타이데르도 후반에서야 나섰다. 디나모 자그레브 소속의 공격수 엘 아르비 수다니 역시 뒤늦게 나왔다. 그런데 화려함은 전반이 더 빛났다. 특히 거침없던 야친 브라히미는 부담스러운 개인기를 보여줬다. 발 기술과 스피드, 통통 튀는 탄력까지 모두 과시하면서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다. 페굴리가 `알제리의 지단`이라면, 브라히미는 `알제리의 메시`로 통하는 드리블러다. 홍명보호 수비진에 비상이 떨어졌다. 조직력이 뛰어난 러시아와의 경기 다음에 만날 상대는 개개인의 전투력이 무시무시한 알제리다. 막아야할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마냥 `승점 사냥감`으로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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