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중도 사퇴를 두고 새누리당 내부에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발목잡기"를 주장하며 안 전 후보자의 낙마를 야당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악재들이 겹치자 당 내부에서도 청와대를 향한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안 전 후보자의 내정을 지방선거 반전 카드 가운데 하나로 내심 기대했던 여권 내부에선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실패를 두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29일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청와대가 검증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고, 후보자 본인도 더 긴밀하게 청와대 상의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총리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여러명이 낙마하면서 인사 검증 부실이 드러났다"며 "가뜩이나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 되면서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에 대한 문책론도 이어지고 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인사검증시스템에 분명한 오류가 있었다"며 "검증시스템을 제대로 들이대지 않고 자의적 판단을 했기 때문에 문책론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 역시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서 "총리 후보가 사퇴할 정도가 됐는데 인사위원장(김기춘 비서실장)이 전혀 책임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본인도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안 전 후보자의 내정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법조인을 선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한 쇄신파 의원은 "이번 기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사람을 찾기가 쉽지는 않아도 시간을 갖고 국민 통합을 위한 인물을 임명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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