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7일 림분헹(林文興) 회장 등 방한 중인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 이사진을 접견하고 테마섹 측의 대한(對韓) 투자 확대 등 상호 협력 방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림 회장 일행을 만나 "작년에 남북관계 악화로 테마섹 한국연찬회가 연기되어 안타까웠다"면서 "금년에 열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한국의 산업과 문화를 이해하고 미래 성장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테마섹이 유망한 한국 벤처·중소기업들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잠재력과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자동차와 IT 등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산업군이 있고, 드라마와 K-POP 등 한류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 콘텐츠 분야의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서 테마섹이 투자하기에 좋은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림 회장은 "연찬회를 통해 한국 문화와 한국인들의 혁신성과 정신력에 대한 이해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테마섹은 성장의 경계에 있는 유망 중소‧중견기업이 실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기술분야 및 생명과학을 비롯하여 여타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림 회장은 이어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준 박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 특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 "이 자리를 빌어 테마섹 전 임직원을 대표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그런 위로가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됐다"고 사의(謝意)를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과 싱가포르간의 투자협력 확대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면서 테마섹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간 정보 교류 활성화 및 협력 채널 제도화 등을 통해 제3국 공동 투자 기회를 발굴한다면 서로 윈윈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접견엔 테마섹 측에서 림 회장 외에도 호칭(何晶) 최고경영자(CEO)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호칭 CEO는 이 자리에서 "한국투자공사를 비롯하여 국민연금 등 한국내 여러 대상기관들과의 협력기회를 긴밀히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부인이자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며느리인 호칭 여사는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리 총리 간의 한·싱가포르 회담에도 참석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회담에서 "테마섹 등 싱가포르 투자기관들이 우리 유망 벤처·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면 양국 간 상생(相生)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호칭 여사에게 "다시 만나 반갑다"며 거듭 환영 인사를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테마섹은 싱가포르 정부가 산하 공기업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1974년 설립한 투자 지주회사로서 싱가포르 재무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자산 가치는 작년 기준으로 1730억달러에 이른다.
테마섹은 그동안 싱가포르와 아시아 국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3분의1`씩의 투자전략을 고수해오다 최근 아시아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에선 2005년 MBK파트너스를 시작으로 2009년 서울반도체, 2010년 셀트리온, 2011년 한앤컴퍼니 등의 기업이 테마섹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투자를 받았고, 지난해엔 셀트리온에 대한 증액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도 우리나라에 대한 테마섹의 투자 현황에 대해 "아직 그 비중은 작지만 유망기업에 대한 지분투자와 사모펀드 투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접견엔 림 회장과 호 여사 등 테마섹 임원 외에 피터 탄 주한싱가포르 대사가 자리를 함께했으며, 청와대에선 주철기 외교안보·조원동 경제수석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한편 림 회장 등은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 중이며, 이 기간 서울에서 열리는 정례 이사회 등에 참석하고, 금융당국 등 정부 관계자와 기관투자가, 주요 금융사 대표 등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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