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26일째를 맞은 11일 비극적인 참사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안산 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40분쯤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 유가족 대기실 인근에서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아버지 서모(51)씨가 목을 매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발견돼 구조됐다. 앞서 또 다른 희생자 어머니 김모(44·여)씨도 지난 9일 자신의 자택에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불과 이틀만에 희생자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자 유가족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치료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이은 비극적 상황에 대해 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장은 "세월호 참사를 겪는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는 팽목항과 안산합동분향소 등의 `현장`은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스트레스 지수 최고점이 100이라고 할 때, 희생자 가족들이 받는 스트레스 지수는 `100`"이라며 "예상치 못한 사고로 가족이 갑자기 곁을 떠났을 때 주변 6명까지 영향을 받는데 이중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이들은 바로 `부모`로, 이들은 사고 충격으로 목숨을 따라 끊으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산 단원고 교감을 언급하며 "교감도 비극적인 선택을 한 상황에서 학부모의 2차 사고 위험성은 당연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는 사고 이후 세상을 떠난 아이의 생일, 어버이날, 스승의날, 아이 사망 1주기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며 "특히 사고에 대한 수습과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는 90일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유가족을 누군가 돌봐주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많은 심리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상담 자원봉사를 벌이고 있지만 여기에다 `자살 위기 대응`에 대한 관리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센터장은 "유가족들이 받은 스트레스를 고려했을 때 이들은 심리상담센터와 병원 등에 입원해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이들은 계속 애통해하면서 장례문제를 논의 중이기 때문에 위험에 여전히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과 치료 없이 그저 가정에만 머물고 있는 이들이 자살을 기도할 경우 도움을 줄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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