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달과 아사녀의 전설로 널리 알려진 경주 영지(影池) 바로 앞에 지난 1995년 착공된 콘도미니엄 건축물이 20년이 다 되도록 공사를 하다 말다를 반복하면서 흉측한 모습으로 방치돼 시민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995년 3월 건축허가를 득한 (주)갤럭시리조트는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 산62-4일대 1만2,364㎡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2층, 170실, 연면적 2만43㎡규모의 콘도미니엄 건립을 추진해 왔다.
당시 시공자인 (주)대백종합건설은 지난 1996년 4월 착공해 콘도미니엄 건립사업을 추진해 오던 중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 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됐다.
이후 공사를 하다 말다를 반복하면서 오랫동안 방치해 오다 지난해 8월 23일부터 신한건설산업(주)이 시공자로 선정돼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지만 공사 진척 속도가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사유 건축물의 늑장시공 등에 대해 행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며 "건축 공사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사고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겠으며 사용승인 신청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건설산업 관계자는 "지난 1995년 당시 건축주는 갤럭시리조트지만 현재 건축주는 리쳄블리조트다"며 "8일 공정률이 88%정도이며 오는 9월 말쯤 준공 예정이다"고 전망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이곳에는 경주시민의 마음의 안식처인 영지뿐만 아니라 영지 석불좌상이 있는 유서깊은 곳이다"며 "시멘트 구조물로 인해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주 영지는 불국사 창건 당시 백제인 석공 아사달과 아내 아사녀의 슬픈사랑 이야기가 담긴 연못으로 아사녀가 남편을 만나러 백제에서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이곳에서 기다릴 때 석가탑의 그림자가 못에 비쳤다 해서 `그림자 못` 인 `영지(影池)`라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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