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자본의 시대이다. 자본이 사회를 움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자본의 시대가 질서를 지켜야 한다. 자본의 논리가 어지러우면 그 사회도 따라서 시장의 질서가 무너져 사회의 질서마저 흔들린다. 자본의 논리가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시장의 질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구나 지금은 교통자본의 시대이다. 교통자본의 시대에서 서로가 사이좋게 담합한다면 결국은 소비자가 우롱 당할뿐더러 손해를 보게 된다.
이 같은 일이 상시로 일어난다면 당국이 나서 철저히 조사하여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 더구나 자본의 질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그 사회의 투명성마저 해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울릉도∼독도 구간을 운항하는 여객선 선사들의 담합 의혹에 조사를 착수했다. 담합의혹을 받고 있는 여객선사는 울릉해운, 돌핀해운, 제이에이치페리, 대아고속해운 등이다.
지난 7일 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울릉도∼독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사들 중 4개 선사가 공동영업 등으로 담합했다는 진정이 있었다. 이에 따라 현재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공정위가 지난해 8월 감사원으로부터 이 사건 관련 진정을 통보받은 후 이제야 조사에 착수했다. 해경도 해운법 위반 여부 등을 현재 조사 중에 있다. 진정에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울릉~독도 운항 노선의 4개 선사가 예약과 입금, 승객 배정 등을 어느 고속해운으로 단일화하여, 공동 영업을 해 왔다는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담합으로 얻은 수익금은 선사들의 참여도에 따라 4개 선사가 지분별로 나눠 가졌다.
이 같은 담합으로 불법 취득한 수익금을 자기들끼리 나눠가졌다는 것은 소비자를 속인 것이다. 더하여 뺏어 가로챈 것에 다름이 없다고 하겠다. 자본의 논리 가운데는 소비자가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렇다면 결국 소비자가 눈을 뜨고 있음에도 선사가 눈먼 자로 둔갑시켜버린 것이다. 둔갑된 수익금은 결국에 그들의 손아귀로 들어갔다.
담합이 들통 나지 않게 선사별로 5,000만원씩 거두었다. 선사 중 한 곳이 공동 영업에서 탈퇴할 경우 맡긴 돈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진정에 담겼다. 담합의 수법도 극명한 자본 포위망식이다.
위 같은 수법이 지난 2012년 9월부터라니 그동안 관계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질책해야 할 대목이다. 만약에 진정이 없었다면 들통이 나지 않았다고 본다. 관계당국은 진정이 있어야만 겨우 움직이는가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선사들이 여객 요금을 종전 4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22% 이상 전격적이고도 파격적으로 인상했다. 또한 승객이 적을 경우 운항 시간과 배편을 수시로 바꾸었다. 말하자면, ‘승객 한곳에 밀쳐 넣기’등도 자행했다.
더구나 함께 결항하는 일마저 서슴지를 않았다. 교통은 승객이 많든 적든 제 시간에 출발해야 한다. 더구나 배편에 승선객이 적다는 이유로 결항을 일삼는다면 다른 교통수단이 없어지게 된다. 물류의 이동도 따라서 없다. 물류의 이동이 경제이다. 단합이 경제발전까지 가로막았다. 독도의 상징성을 볼 때에 너무 나쁜 담합이다.
지난해 6월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4개 선사가 여객 요금을 22% 전격적으로 인상한 반면 담합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1개 선사는 요금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은 22%를 올리지 않아도 수지타산이 맞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올린 선사가 담합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아닌가를 묻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선사들을 봐주기 위해 조사를 지연하고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공정위의 뒤늦은 조사에 대해 봐주기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의혹으로 불만하지 않는가. 뒤늦은 것 자체가 그렇다.
하여튼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했다니 공정위의 날선 칼을 주목한다. 담합을 하여 얻은 수입금보다 몇 배의 징벌적인 과징금을 내도록 하야 한다.
또 조사의 착수가 늦은 비례만큼 조사의 진행이 빨라야 공정위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도 말끔히 씻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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