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사람들은 기대를 많이 한다. 날씨가 풀리는 것처럼 그간 얽혀 있던 일들이 술술 풀려나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게 된다. 이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칭얼거릴만하다. 계절의 봄은 왔지만, 아직 마음의 봄은 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올 4월은 우리에겐 너무나 잔인한 봄이다. 지난달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탑승객 475명(학생325명)을 태운 세월 호 여객선이 침몰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세월 호 여객선 침몰로 수학여행 가던 어린 고등학생과 다수가 참변을 당했다. 뉴스를 보면서도 차마 믿기지 않았다. 꽃다운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의 가슴은 찢어지고 또 찢어졌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벌어진 현실을 직시하여 사고가 일어난 원인과 또 그것이 결국 참사로 귀결 되어질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 이유를 냉철한 시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참사는 눈에 보이는 단순한 여객선 침몰사고라는 현상이 전부가 아니라 그 본질은 현재 대한민국호의 시스템부재라는 총체적 부실과 난국을 여실히 드러내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부산~제주 정기여객선 남영호 침몰이 최악의 사고로 꼽혔다. 정원 초과와 높은 파도 등으로 338명 중 12명만 살아남고 326명이 떼죽음을 당했고 1993년 전북 부안~위도를 오가는 페리호 침몰 때도 292명이 한꺼번에 희생됐다.
작금의 여객선 침몰사고나 대형 참사의 본질은 안전 불감증이다. 우리가 언론과 주변에서 자주 접하고 목격하는 크고 작은 사고를 끊임없이 경험하면서도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안전 불감증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현대사회는 바로 안전 불감증 시대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대형 인명사고가 터질 때마다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며 안전사고의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공공의 적이 돼버린 안전 불감증은 대한민국이 고속성장시대를 지나오면서 모든 것을 빨리빨리 하는 데에만 몰두하다 안전 문제를 소홀히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그러나 이제 어떤 이유로든 인명이 걸린 안전 문제에 대해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의식과 관행은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생명과 그 생명들이 피우고자 했던 소중한 꿈들이 이처럼 허무하게 사라지도록한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 분노하고, 그토록 수많은 후진국 형 인재를 겪고서도 또다시 어이없는 참사가 되풀이되도록 하는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에 이번참사를 본보기로 우리 상주시에서도 지역 사회에 만연된 안전 불감증을 사고가 나서야 안전점검을 하는 ‘사후약방문식’대처는 정말로 더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은 사람의 모든 것의 시작이다. 만물이 활짝 피어나는 “2014년 5월”은 봄 같은 봄. 즉 춘사춘(春似春)이 찾아오고,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하래불사하(夏來不似夏),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등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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