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2학년 故 최덕하(18)군을 향한 엄마의 편지 한 통이 팽목항을 찾은 이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울리고 있다.
이 편지는 안산에서 최군의 장례를 다 치른 최군 부모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팽목항을 다시 찾았을 때 천주교 광주대교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팽목항 입구에 설치된 천주교 광주대교구 천막 앞에 붙어 있는 A4 용지 한 장 분량인 엄마의 편지는 `사랑하는 아들 덕하에게`라고 시작한다.
최군 엄마는 "너와 내가 함께했던 순간은 짧지만 엄마는 너를 아주 많이 사랑했고 너 또한 엄마를 많이 사랑했던 걸 우린 서로 잘 알잖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너를 잃은 아픔이 너무나 크지만 많은 사람이 널 기억해주고 기도해줘서 네가 분명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고 생각이 들어"라며 최초로 119에 신고한 최군에 대해 믿음직스럽고 장하다고 표현했다.
최군 엄마는 "좋은 곳에 가서 하느님 나라에 가서 엄마 기다리고 있어"라며 먼저 떠난 자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아직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네 친구들 모두 구해줘"라며 "여기는 잊고 아직 물속에 있는 네 친구들을 부탁해"라고 적으며 아직 소식이 없는 실종자들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길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영원히 사랑한다 아들아. 우리 아들아. 너를 한 번 안고 싶다. 내 품에 안아보고 싶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사실을 119에 최초로 신고한 최군 덕분에 세월호 침몰 전 174명이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지난달 27일에는 안산산재병원 장례식장에서 최군의 발인식이 진행됐고 유족과 친지, 친구 등이 곁을 지켰다.
독실한 천주교 집안이기도 한 최군 부모는 `요한` 세례명을 갖고 있는 최군을 떠내보내기 전 안산 와동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올렸다.
한편 경기도와 안산시는 세월호 침몰 당시 최군의 빠른 신고로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점을 기려 유족과 협의해 의사자 지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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