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도시의 도로는 아스팔트로 뒤덮여 있다. 또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거지인 아파트도 역시 회색의 높은 벽으로 쌓여 있다. 그러니 시민들이 잠시라도 쉴 데가 없는 형편이었다. 도시가 이렇다면 시민들이 숨조차 쉴 수가 없다.
그러나 포항시가 이 같은 도시를 창조적인 역발상으로 녹색의 도시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창조적인 역발상이라는 것은 바로 ‘창조와 역발상’이 이음동어(異音同語)임을 증명해보였다. 포항시가 이 같은 행정력을 발휘함으로써, 포항시를 녹색도시로 만들었다.
지난달 10일부터 남구 상도동의 하수처리장 일원에서 열린 ‘뱃머리마을 튤립 꽃 잔치’에 12만 명의 시민들이 앞 다투어 찾았다. 지난달 30일까지 이어진 이번 행사에 봄나들이를 즐기기 위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으로 줄을 이었다. 시민들의 이 같은 호응은 포항시가 나무심기에 창조적인 역발상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증거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7만 여 그루의 다양한 튤립 꽃에다 팬지, 비올라, 데이지 등 5만 여 그루의 화사한 봄꽃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주변에 자라고 있는 청보리와 유채 등도 볼만했다. 과거에는 이곳이 상습 침수 지역이었다. 하수종말처리장인 이 지역은 이번행사를 계기로 포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뱃머리마을 하수종말처리장과 같은 혐오시설을 중심으로 녹화사업 등을 펼쳐, 포항시를 친환경 도시로 변모를 시켰다. 뱃머리마을 튤립 꽃 잔치를 위해 포항시가 일차적으로 도로에 잔디를 심었다. 더군다나 키 낮은 나무도 심었다. 더하여 녹도 조성과 콘크리트 옹벽 등에 덩굴류를 심어, 벽면 녹화사업도 진행했다. 이를 위한 예산도 적게 들었다. 공정도 간단했다.
이로써 녹지대와 유휴공지가 부족한 도심지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는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여기에서 평가를 받았다는 뜻은 포항시의 담당 공무원이 자기가 맡은 업무에 평소와는 전혀 다른 창조적인 역발상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북구 우현동에서 신흥동에 이르는 도심 사이 2.3km의 폐철도 부지를 도심숲 공원으로 조성했다. 이게 또한 시민들의 산책코스로 각광을 받았다. 도심의 흉물로 장기간 방치되어, 인적마저 드물었다. 그러나 폐철도부지에 4,800여 그루의 나무가 늘어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생기면서, 최근에는 산소의 허파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밖에 포항시가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한 ‘내 나무 갖기 운동’에 일반시민은 물론 단체,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식목일을 전후한 3~4월에 집중되었던 식재기간을 가을까지 확대했다. 포항시가 테마공원 조성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식목운동이 전시민적인 자발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수목 헌수운동’으로 소나무를 비롯한 11종, 6,465그루의 조경 수목을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았다. 60억 원 이상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위 같은 나무심기운동을 볼 때에 자발적인 시민운동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겠다. 자리 잡았다면, 포항시의 행정은 이제부터 한발 물러서서 시민운동을 지켜봐야 한다. 앞장서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더하여 이미 심은 나무가 잘 자라도록 할 것만이 남았다.
그리고 이 같은 시민운동으로 기증받은 나무를 심을 장소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도심이나 골목길의 자투리땅도 있을 게다. 이런 곳에 ‘내 동네 나무 갖기 운동’도 했으면 한다. 이 같은 땅에 나무를 심는다면 포항시가 녹색도시로써 조금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포항시의 행정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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