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라이프 사진전’이 지난 15일부터 오픈해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토 매거진 ‘라이프’는 최고의 사진가로 평가 받는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 유진 스미스, 로버트 카파, 더글러스 던컨 등이 활동했고 주간 판매량이 1,300만부에 이를 만큼 절대적인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잡지였다. 이들 최고의 사진가들이 남긴 900만장의 사진 중 최고의 사진 130여장을 국립대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선 보이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부터 마이클잭슨, 한국전쟁에서 아폴로 11호까지 세계 근현대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기록한 사진들과 평범한 일상에서 심오한 인생의 철학을 드러내는 사진에 이르기까지 라이프가 가지고 있는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즉 ‘인생을 보기 위해, 세상을 보기 위해(To see the life, To see the world)’라는 라이프의 창간인 헨리루스의 창간사에 충실한 전시기획이라 할 수 있겠다. 당시 라이프가 다뤘던 중요한 사건과 인물들이 지금 우리시대에 와서 어떤 위치를 자리하고 있는지 돌이켜 보면 그들의 렌즈가 얼마나 놀라운 통찰력과 열정으로 세상을 마주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라이프의 진정한 위대함은 이 모든 역사와 기억의 출발점인 ‘인간’에게 맞춰진 렌즈의 초점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비록 헌신적인 종군사진작가들의 전쟁사진을 통해 명성을 얻었으나 라이프는 전쟁이 가진 참혹함만을 보여주진 않았다. 잔혹한 전쟁터에서 작은 생명을 구해내는 군인들을 보여주었고 어제 총부리를 겨누었던 적군을 치료하는 야전병원과 흑백의 차별이 극도로 대치하던 1960년대 베트남에서 보여진 흑백의 동료애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깊숙한 저편에 숨겨져 있는 인간다움의 가치를 옹호했다. 또한 당시 저널리즘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었던 사진은 라이프의 등장과 함께 진정한 의미에서의 포토저널리즘을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라이프의 커버를 장식한다는 것은 그 당시 모든 사진가들의 자부심이었다. TV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라이프를 통해 세상을 봤고 라이프는 사람들의 인생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번 ‘라이프 사진전’은 인생과 역사에 대한 멋진 이야기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정점의 순간에서 전설이 되어버린 20세기 최고의 사진기록은 오는 6월 28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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