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점대의 평균자책점, 4할대의 피안타율. 4일 휴식 후 등판한 경기에서 어김없이 뭇매를 맞는다.
`코리안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ㆍ사진)에게 새로운 징크스가 자리 잡은 듯 하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동안 9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6실점(5자책점)을 기록, 시즌 2패(3승)째를 떠안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잘한 경기`와 `부진한 경기`의 갭이 크다.
호투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언터쳐블`의 활약을 펼치는 반면, 부진한 날에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런데 부진한 날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4일 휴식 후 등판`한 경기였다는 점이다. 류현진의 올 시즌 7차례의 등판 중 3번이 4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첫 번째였던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는 2이닝 8실점의 `최악의 투구`를 했었고, 2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안타를 9개나 맞는 등 불안했다.
그리고 5자책점과 시즌 첫 피홈런을 내준 28일 경기 역시 4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세 경기 성적은 2패에 평균자책점 9.69, 피안타율이 무려 4할(0.406)이 넘는 등 매우 부진하다.
5일 이상의 휴식을 취했을 때 한 점도 내주지 않았던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류현진의 등판 간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등판한 14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고, 5일 이상을 쉰 16경기에서는 9승 4패 평균자책점 2.78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4일을 쉬었을 때 어김없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의 새로운 징크스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간 류현진의 징크스로 거론되던 것은 낮 경기와 1회 징크스였다.
하지만 지난 18일 샌프란시스코전(7이닝 무실점 승)의 호투로 낮경기 징크스를 불식시켰고, 1회 징크스도 `최악투`를 보였던 지난 2일 경기(1회 6실점)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실점하지 않으며 떨쳐내는 모습을 보였다.
묵은 `징크스`를 떨치자 새로운 `징크스`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원정 경기 무실점`(26이닝)과 같은 좋은 징크스만 생겼다면 좋았겠지만 모든 일이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다.
그러나 결국 이 `징크스`를 벗어나기 위한 키는 류현진 자신만이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 내내 꼬리표처럼 붙어다니던 낮 경기·1회 징크스를 실력으로 스스로 떨쳐냈듯, 새로운 징크스도 류현진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징크스는 류현진이 향후 `에이스`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반드시 떨쳐내야 하는 부분이다.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정해진 휴식일이 없는 미국은 10연전 이상의 연속 경기가 잦다. 선발 투수가 4일 휴식 후 등판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는 이야기다.
구단이나 감독이 배려를 해준다면 등판 일정의 조정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팀의 투수 운용이 버거워질 수밖에 없다.
`땜질 선발`을 투입하면 가용한 불펜투수의 자원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과 로테이션 조정없이 꾸준히 등판해주는 것 또한 `에이스`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일단 다음 경기에서는 `징크스`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28일 경기로 13연전 일정이 끝난 다저스는 29일 하루를 쉰다. 정상 로테이션대로 가더라도 최소 5일의 휴식일이 보장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 다음 등판은 또 다시 4일 휴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는 30일부터 원정 9연전을 포함해 16경기를 연속으로 치른다.
류현진의 `징크스`가 계속될 지 여부도 이 때 판가름나게 될 것이다. 나쁜 징크스는 빨리 끊을 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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