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가 온 국민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세월호 침몰사고의 파장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정신적ㆍ경제적 파괴력이 크다.
특히 지자체 별로 크고 작은 축제 등 각종행사들이 연기, 또는 취소로 이어지면서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예사롭지 않다.
굳어버린 분위기에 국민들의 마음은 얼어붙고 소비자들 또한 지갑을 닫아 버렸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4시 포항시 대이동 A마트 주차장에는 평소와는 달리 빈 카트가 줄을 지어있었다.
평일이지만 이시간대는 다소 복잡했는데 최근 며칠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다.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사고 애도 분위기가 길어지면서 주변 상가 야간업소들의 손님들이 크게 줄어든 탓에 찬거리 안주거리 등을 장보러 오는 손님들이 점차 줄고 있는 것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22일 저녁시간 포항시 상도동 S사거리에는 평소와 같이 유흥업소들이 불을 밝혔지만 곳곳 실내공간에는 빈 테이블이 평소보다 많이 눈에 띄었다.
A호프집 주인은 “24시간 방송에다 애도분위기가 길어지면서 사회적 충격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임을 느낄 정도다”라며 “사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도 크지만 낱낱이 밝혀지고 있는 사회적 비리와 구조적 모순 등에 대한 시민들의 충격이 소비심리까지 얼어붙게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문제는 이 분위기가 다음달까지 이어질 경우다.
다가오는 5월은 어린이날을 비롯 석가탄신일, 어버이날로 연결되는 보기 드문 황금연휴다.
많게는 7일~9일까지도 연휴가 가능해 전국은 물론 지역상권이 거는 기대는 크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사건이 장기화 될 조짐이고 이를 반전 할 수 있는 사회적 이슈 또한 없다는 것이,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다 6ㆍ4지방 선거까지 일시 중단하면서 경기부진에 가세하고 있다.
굳어버린 소비심리는 음식점보다 노래방과 유흥주점의 타격이 더 크다.
포항시 대이동에서 이름 있는 B노래방은 밤 10시가 되면 대기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이날 대기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노래방 주인은 “손님들이 2차나 3차로 노래방을 찾는데 술자리를 갖는 사람들이 줄다보니 노래방을 찾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줄었다”며 “매상이 평소의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대형 외식업체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외식업계는 5월까지 세월호 참사에 따른 분위기가 이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4월은 소비가 많은 5월을 대비해 소비를 줄이는 시기인데다 세월호 사고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도시락 외식사업을 20여년 넘게 해온 C업체는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계약 또한 불투명한 입장이어서 이달과 다음달 매출에 대해서 예측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윤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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