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제2연평해전 등에서 아들을 잃은 유족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를 바라보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3일 천안함 사건에서 숨진 고(故)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56)씨는 “옛날이 재연되는 것 같아 요즘 며칠 잠을 못잤다”며 “4년 전 현실을 다시 돌아보는 것 같아 가슴만 아프더라”고 말했다.
생존자 소식을 듣지 못한 나씨는 답답한 마음에 이날 새벽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팽목항을 다녀왔다. 하지만 나씨는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 보다는 옆에 있어주는 방법을 택했다.
나씨는 “옆에서 위로한다고 위로가 되겠느냐”며 “실종자 가족들 옆을 묵묵히 지키다가 150번째 시신을 인양하는 모습까지 보고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팽목항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자녀가 돌아오길 바라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며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2연평해전에서 목숨을 잃은 고(故) 황도현 중사의 아버지 황은태(68)씨는 뉴스나 신문을 보지 않고 있다. 옛날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고 잠을 못자기 때문이다.
황씨는 제2연평해전에서 숨진 아들 영정 앞에 향을 피우면서 “아들아, 오늘 하루도 잘 지내자”는 말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황씨는 “가슴이 아파서 일부러 TV를 보지 않고 있다”며 “직접 현장에 가보지 못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부모 입장에서 밥도 안 넘어가겠지만 아무쪼록 건강을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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