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립예술단은 진도 세월호 여객선 사고로 국가적 추모의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10회 공연 예정이었던 정기공연을 23일 6회 공연 무대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포항시립연극단은 제166회 정기공연 ‘머리야 앞서라, 꼬리야 붙어라’를 통해 신선한 무대를 선보였다. 젊은 연출가 김지용은 모눈종이 위에 그려진 평면도를 무대 위에 형상화해 점과 선으로 이뤄진 무대가 디자인됐고 면을 삭제해 벽을 걷어냈다. 이를 통해 벽을 투시할 수 있어 관객들은 색다른 경험을 경험할 수 있었다. 카메라를 여러 대 촬영해 다각도의 화면을 만들 듯 무대가 움직임이는 것 같은 효과를 냈고 장면 전환 사이에 있는 암전을 모조리 없애고 전환 과정을 다 공개했다. 또한 코믹하고 포인트가 되는 안무를 첨가해 극의 속도감을 높였다. 연극 ‘머리야 앞서라, 꼬리야 붙어라’는 몇 가지의 주요 갈등들이 치밀하게 배치돼 있다. 첫 번째 구씨와 우 씨 가문 사이의 대립으로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별 의미가 없지만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갈등이다. 두 번째는 가족 내부의 갈등으로 장남과 여동생들, 어머니와 자식들은 한 가족이지만 엄밀히 말해 하나가 아니다. 세 번째 갈등은 구 씨와 우 씨를 둘러싼 환경에 의한 갈등이다. 분식집 라이벌인 이 두 집안은 기차역의 폐쇄와 역전 재개발에 의해 동시에 가게문을 닫아야만 한다. 흥미로운 점은 첫 번째 갈등으로 인해 두 번째의 갈등이 봉합되며 세 번째 갈등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 갈등이 무마돼 미시적인 것들이 부각되는 요즘에 보기 드문 현실인식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한편 포항시립연극단의 이번 공연은 젊은 감각으로 가족의 소중함과 화합을 표현해 냈으며 국민적 슬픔의 세월호 사고를 통해 다시 한번 가족의 가치를 깊이 되새겨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포항시립연극단 관계자는 “정기공연에 많은 관심을 가져 준 시민 여러분들께 양해를 드리며 앞으로 다양한 공연을 마련해 포항시민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한다”며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희망의 소식이 들려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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