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터키 간 첫 번째 사진교류인 한국-터키 대표작가 13인이 참여한 사진전 ‘블루밍 실크로드(Blooming Silk Road)’가 2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문화센터에서 열린다.
동서 실크로드의 양 끝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과 터키의 풍성한 문화를 한자리에서 꽃피운다는 뜻 그대로 이번 사진전은 양국 간 사진교류의 첫 장을 연 전시로 국내ㆍ외 사진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국내 대표 사진작가 강운구, 김중만, 서헌강, 육명심, 박종우, 이갑철, 구본창, 오형근 등이 이번 전시회에 총 출동해 한국의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 한국인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한편 터키의 대표작가 아라 귈레르(Ara Guler), 이젯 케리바(Izzet Keribar), 할임쿠락시즈(A.Halim Kulaksiz), 카밀 프랏(Kamil Firat), 아르잔 아르슬란(Ercan Arslan)은 터키의 과거와 현재, 자연과 문화를 한편의 영화와 마주하는 것처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크게 4개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 째는 ‘문화의 단상이자 기록’이다.
육명심 작가는 지난 날 우리 풍토의 땅 기운이 스며든 토박이들을 담은 백민(白民)을, 이갑철 작가는 신ㆍ구의 문화적 충돌로 소멸돼 가는 정신문화의 강렬함을, 이스탄불의 눈이라고 불리는 작가 아라 귈레르는 20세기 이스탄불의 정서를 흑백 이미지로 드러냈다.
둘째는 ‘문화유산의 재발견’이다.
강운구 작가는 찬란한 신라 문화를 꽃 피웠던 경주 남산에 위치한 불교 유적을 돌아보게 하고 구본창 작가의 탈 시리즈는 생명 없는 얼굴 뒤에 숨겨진 호흡을 읽어내고 있다. 작가 이젯 케리바는 터키의 고건축물의 아름다움과 자연이 빚어내는 앙상블을 표현했고 카밀 프랏은 모스크의 지붕 장식물을 통해 이슬람 종교와 건축의 상징을 원형의 이미지 안에서 보여준다.
세 번째는 ‘풍경의 재발견’이다.
김중만 작가는 한국풍경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고자 전국을 다니며 자연이 선보이는 독특한 선과 매스(Mass)를 살려냈다.
작가 서헌강은 과거의 정신문화를 재현한 건축물과 어우러진 자연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담아내고 박종우 작가는 DMZ 사진을 통해 평화와 분단의 경계선이라는 긴장을 선보인다.
터키의 작가 할임 쿠락시즈는 도시의 풍경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강력하게 시각화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이미지’이다.
작가 오형근은 군인들의 초상 작업을 통해 젊은이들이 서 있는 미묘한 경계선의 징후들을 다뤘고 아르잔 아르슬란은 도시와 터키인들의 일상을 포착해 기록했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이번 전시가 지난해 양국 간 놓아진 21세기 新실크로드에 이어 사진로드를 여는 역사적인 계기가 됐다”며 “한-터 문화의 정수를 한 자리에 압축한 전시”라고 말했다.
이번에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지난달 말 시작한 서울, 대구 순회에 이은 피날레 로 고대 실크로드의 서쪽 끝 터키의 진풍경들을 실크로드의 동단 경주에서 한국의 문화와 펼치는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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