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기란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해야 일이 완성 될 수 있다는 고사성어로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때 병아리가 부리로 쪼는 것이 줄 밖에서 어미닭이 쪼는 것이 탁이다. 또 줄탁동기에는 한 가지 뜻이 더 있다. 깨달음에도 때가 있어 깨달아야 할 때 깨닫지 못하면 헛일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먼 옛날 우리나라 전통시대의 교육에 대한 열의는 중국인도 감탄할 정도로 높았고 스승을 받드는 법도도 있었다. 한데 오늘날에는 공리교육의 탓으로 사도(師道)가 얕보임을 받고, 졸업을 하고나면 관계가 단절된다. 예전 스승은 제자를 찾아 나서 문하생으로 끌어들이기도 하였고, 장학금도 대주고 생활을 돌보기도 했다. 또 제자는 바른 스승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스승은 제자를 자식보다 더 아꼈고 제자는 스승을 어버이보다 더 받들었다. 바로 스승은 성현의 가르침을 일러주고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데 비해 제자는 그 가르침을 스승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굳게 잇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줄탁동기이다. 스승과 제자는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스승이 좀 더 강자의 입장에 제자가 약자의 입장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절대 스승이 강자가 아니고 제자가 약자가 될 수 없는 관계다. 흔히 스승보다 뛰어난 제자를 일컬어 ‘청출어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수 많은 제자를 이끌고 있는, 당대 최고의 현자요, 성인이랄 수 있는 공자가 자신의 제자보다 못하다고 인정하는 태도가 놀랍지 않는가. 공자는 아무리 제자라도 자기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배우고 인정해야 자기발전으로 삼을 수 있다고 여겼다. 그것은 단지 지식이나 지혜라는 측면만이 아니라 인후한 품성까지 확장된 것이었다. 공자는 청출어람의 진정한 주인공은 스승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표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참된 스승과 제자 관계는 무엇인가? 줄탁동기의 관계다. 즉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해야 완성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핵가족제로 흐르고 있는 우리 사회에 효(孝)에 대한 캠페인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정신을 낳고 길러주는 스승과 제자 사이도 그에 못지 않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제 과거를 지나 현재와 미래에도 스승과 제자간의 관계는 거짓과 아첨이 아닌 진지한 줄탁동기의 관계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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