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의 감성적 교감을 힘차고 거침없는 붓질로 화폭에 담아온 작가 김정기의 23번째 개인전이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마련된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그의 작품 가운데 하얀 눈이 쌓인 산을 그린 ‘겨울여행’은 두껍게 칠해진 하얀 물감이 소담스러운 눈처럼 느껴진다. 화면 가득히 산 하나를 담아 내 보는 이들에게 마치 눈앞에서 설산을 마주한 느낌을 준다. 단풍이 물든 산을 분홍색에서부터 보라색까지 다양한 색상으로 담아낸 가을이란 작품에서도 김정기만의 붓질이 그대로 살아 숨 쉰다. 자연풍경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지 않고 단순화시킴으로써 담백한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한편 섬세함이 느껴지도록 한 것도 살아 숨 쉬는 듯 꿈틀대는 붓질의 힘 때문이다. 그의 작품에서 강렬한 색채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 붓터치나 색상에서의 강렬한 기운은 작가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자 세상과 소통을 시도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김정기의 그림에서는 작가가 받은 감동을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야수파적인 정취가 묻어난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다소 원색적이다 싶을 만큼 화려함이 느껴지는 색상과 거친 붓 터치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산’은 그대로 존재하지만 작가의 의식에 따라 과거의 것과 현재의 모습, 미래의 모습 역시 달리 해석되어 질 수 있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이지만 결과적으로 현실 공간 속에서 작가의 상상에 따라 산의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작가 김정기는 현재에 인식되는 산의 형상을 통해 단순한 이미지로서의 자연에 대한 접근이 아닌 자연을 매개로 계절에 따라 각기 달라지는 자연의 모습에서 ‘산’의 표현에 의미를 부여하며 자연을 말하고 있다. 그는 마치 일기를 쓰듯 매일같이 자신의 생각이 내부와 외부, 내면과 외면 그리고 시선의 확장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며 산의 이미지를 작품 속에 구현해 오고 있다. 일상에서 바라보는 산의 형상을 통해 느껴지는 삶의 다양한 존재와 본질을 찾고자 노력하면서도 자신의 작품에 있어서 자연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능동적인 입장에서 자아실현의 과정을 꾸준히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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