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중앙당, 경선 연기 요구 묵살”
TV토론회 취소…사실상 金후보 결정
파행으로 치닫던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경선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김관용 예비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경선 사퇴를 끈질기게 압박하던 권오을ㆍ박승호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9일 새누리당 경선후보에서 동반 사퇴했다.
권오을ㆍ박승호 두 예비후보의 동반사퇴는 8일 공천관리위 산하 클린공천감시단이 “두 후보의 요구사항을 검토한 결과, 김 예비후보의 도덕성 등은 이미 구미시장 때부터 검증해온 사안이어서 재검증할 필요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 놓으면서 사실상 경선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후보는 사실상 김 예비후보로 결정됐다.
박승호 예비후보는 9일 “새누리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며, 경선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도덕성 검증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검은 것을 검다고 해도 회색이라 하고, 흰 것을 희다고 해도 회색이라고 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며 새누리당의 이번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권오을 예비후보도 “경선이 파행으로 흐른데 대해 300만 도민과 당원들에게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선거운동 방법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또 그는 “중앙당에 김 예비후보의 도덕성 검증과 경선 연기를 요청했지만 클린공천감시단의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공천관리위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경선 연기 요구를 묵살해 버렸다”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20년 동안 바른 정치를 해왔는데, 현실은 힘의 정치가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경선 파행은 ‘정치력 부재’가 부른 결과”라고 말했다.
박·권 두 예비후보는 지난달 25일부터 세 차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김 예비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경선을 연기해 달라”고 중앙당에 요청했다.
이에 새누리당 중앙당은 지난 4일 김 예비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클린공천감시단에 넘겼고, 감시단은 8일 “김 예비후보의 자격을 박탈할 정도가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던 권ㆍ박 두 예비후보가 경선을 포기하게 되면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으로는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이번 경북도지사 선거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오중기 예비후보, 통합진보당 윤병태 예비후보, 정의당 박창호 예비후보 등 야권에서 3명이 도전장을 냈지만 새누리당의 아성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 예비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75.36%의 득표율을 기록, 2006년 선거에 이어 전국 광역단체장 중 최고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사례의 당사자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예비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장을 거머쥐면 당선이 무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후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파행으로 끝나버린 경선 등이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두 예비후보의 경선 후보 사퇴로 예정됐던 TV토론회, 합동연설회 등이 모두 취소됐다”며 “절차에 따라 곧 경북도지사 후보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순ㆍ문봉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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