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이 봄 향기를 풀풀 날리며 꽃을 피우는 요즈음 사람들은 한 해의 살림살이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울진사람들은 뭍과 바다에서 싱싱한 노동을 풀어놓느라 바쁘다.
4월, 울진은 ‘미역 세상’이다.
울진사람들에게 미역은 생명을 버팀 해준 소중한 먹을거리이자 환금작물이었다.
지난 1960~70년대 먹을거리가 턱없이 부족했던 보릿고개 시절 미역은 울진사람들의 생명을 지켜준 유일한 생명초였다.
돌각(자연산 미역)은 바다 속 1.5~20m 내외의 바위군락에서 자란다.
이를 ‘미역짬’이라 부르고 울진 연안 해촌 주민들에게는 목숨처럼 소중한 ‘텃밭’이다.
지금도 1,500명의 어민들이 어촌계를 구성해 미역 짬을 소중하게 관리하고 있다.
한 해 미역농사는 바람이 결정한다.
바람의 정도와 방향이 미역 생장과 건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자연산 미역’의 품질을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울진지방 특히 울진군 북면 나곡리 고포마을은 봄철 태백 준령을 넘어 동해로 불어오는 높새바람의 길목에 있다.
미역의 생장과 품질을 결정하는 높새바람의 길목에 있는 고포마을을 비롯 울진의 해촌들은 3월 말이면 채취 작업을 시작해 4월 중순부터 5월 말에 이르는 한 달 가량은 채취와 건조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낸다.
자연산 미역 생산은 채취-운반-채발에 널기-뒤집기-건조-잠재우기-출하의 순으로 진행되며 1개월여 정도 소요된다.
미역 건조시기에 ‘하늬바람(높새)’이 제 때 불어와야 양질의 자연산 미역을 생산할 수 있다.
고포미역은 얕은 수심에서 햇볕을 받고 자라 건조할 경우 색깔이 검푸르고 잎이 두꺼운 것이 특징이며 옥소성분이 다량 함유돼 지혈작용에도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왕에게 진상돼 궁중에서나 맛볼 수 있는 명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포미역의 품질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등 대도시지역에 전량 판매되고 있으며 물량이 모자라 판매를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강대천 고포마을 어촌계장은
“기술의 발달로 양식미역이 많이 생산되지만 자연산 미역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고포미역은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을 자랑해 먹어 본 사람은 꼭 다시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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