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수묵으로 그어진 굵은 선과 여백을 통해 만들어지는 기하학적인 문양과 미를 통해 인간본연의 본성과 죽음에 대해 사색하고 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하는 작가 이영석이 이번에는 춤추는 인간의 형상을 갖고 24번째 개인전을 마련했다.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범어도서관 아르스에스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춤추는 사람들’을 형상화해 배경을 완전히 생략한 채 인물의 움직임과 감정표현만으로 화면을 채웠다.
춤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솔직한 몸의 언어이자 인간은 이 몸짓들을 매개로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를 표현한다.
몸의 한 부위에서 시작되는 이 몸짓은 몸 전체에 영향을 주고 거기서 다양한 의미를 전달한다.
결국 춤을 추는 행위로 인간은 언어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자신만의 내밀한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 성취감에 도취되어 춤을 추고 행복해 하는 모습, 패배의 쓴잔을 들이키며 극심한 좌절감에 빠져 고뇌에 찬 모습 등 인생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나타낸다.
작가 이영석이 표현한 춤추는 사람들 속에는 절망과 꿈, 회한, 원망, 분노와 연민, 아쉬움, 그리움, 웃음과 울음 등이 응축되어 있다.
다시 말해 그의 조형예술에 있어서 희로애락이 깃든 인간의 삶과 놀이문화는 인간의 상징적 또는 직접적인 소재가 된 것이다.
작가는 인간세상에서 누구나 겪게 마련인 출구 없는 실존의 위기를 포착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춤’이라는 극적인 몸짓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서로 낯선 타인들이 어울려 춤을 추며 만들어내는 언어의 공간 속에서 그는 그 어떤 상황보다 소외된 상태의 정서와 리듬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보여주는 수묵추상에서도 활달하고 경쾌한 붓놀림으로 된 사람의 형상을 마치 붓글씨 쓰듯 필묵으로 드로잉했다.
열을 지어 활달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춤 동작은 춤 그 자체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외경과 무언의 동작, 문화적 유희 이전에 집단 움직임을 통해 개인의 힘을 초과하는 기세를 표출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화면에 전면적으로 포진해 있는 ‘춤추는 사람들’의 모습은 화면 전체를 박력과 율동감으로 채워준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