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캐스팅, 빼어난 영상미, 밀도 높은 이야기를 내세운 영화 ‘역린(逆鱗)’이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관상’(2013)에 이어 사극 열풍을 다시 일으킬 수 있을까.
‘역린’ 제작보고회가 최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이재규 감독, 배우 현빈, 정재영, 조정석, 한지민, 박성웅, 정은채 등이 참석했다.
‘역린’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을 가리킨다.
즉, 왕의 노여움을 뜻하는 말로 역린을 건드린 자는 반드시 죽는다.
‘역린’은 조선 22대왕 정조(1752~1800)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엇갈린 운명과 역사 속에 감춰졌던 숨막히는 24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정조 즉위 1년인 1777년 7월28일 밤 정조의 서고이자 침전인 존현각 지붕에 자객이 침투해 연루된 모든 사람들을 벌한 정유역변에서 내용을 따왔다.
정조, 정순왕후, 혜경궁 홍씨, 홍국영은 역사적 실존 인물이며 상책, 살수, 광백, 월혜는 허구적으로 가미됐다.
드라마 ‘다모’(2003), ‘베토벤 바이러스’(2008) 등의 작품에서 작품성과 대중성, 두마리 토끼를 잡은 이 감독은 ‘역린’으로 영화에 첫 도전했다.
이 감독은 “‘역린’은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도록 실제와 가까운 정조를 그리고 있다”며 “내가 이해한 정조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지극히 삶에 세밀하고 섬세한, 여성적인 측면을 갖고 있으면서도 폭발력 있는 여성성을 갖고 있는 왕이었다”고 정조를 해석했다.
이어 “군주상보다 이런 정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람 자체를 그리고 싶었다”면서 “정조는 눈물을 머금고 왕좌를 21년간 지켰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밝은 미래를 꿈꾸며 사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현빈은 제대 후 복귀작이자 데뷔 후 최초 사극으로 ‘역린’을 선택했다.
현빈은 끊임없이 암살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강인함을 잃지 않는 조선의 왕 정조로 변신했다.
“오랜만에 뵙겠다”고 인사한 현빈은 “‘시크릿가든’ 첫 촬영을 2010년 9월말에 한 뒤 제대하고 3년 만인 2013년 9월말 ‘역린’을 촬영했다. 군대 안에서 그리웠던 공간에 실제로 들어가 있으니 기대와 긴장이 반반 공존했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플랜맨’, ‘방황하는 칼날’ 등 연이어 영화에 출연 중인 정재영은 정조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왕의 그림자인 내관 상책 역을 맡았다.
정재영은 “내시라는 역할은 평상시 생각해보지 않았던 역할이었다”면서 “역할 때문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작품이 매력적이었다”고 출연 계기를 공개했다.
이 감독은 “‘역린’은 모든 세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며 “드라마적으로 밀도 있고 삶과 인생의 토대가 되는 액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것”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올해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히는 ‘역린’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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