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법인 출범이후 건설기업간 합병 작업이 포스코와 포스코건설내에서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난을 타개하려면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건설과 엔지니어링 부문으로 나뉜 계열기업을 하나로 묶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 포스코엔지니어링으로 합병될 것이란 설이다. 우선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플랜텍, 포스코엔지니어링 등 3개 기업의 통폐합설은 지난달 권오준 호(號) 포스코가 출범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권 회장이 ‘철강본원의 경쟁력 강화’와 비철강 계열기업의 ‘군살 빼기’를 선언함에 따라 그룹전체의 재무구조 개선에 부담이 되고 있는 건설ㆍ엔지니어링 부문이 구조조정 1순위로 손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실적악화가 거듭되고 있는 건설계열 기업은 통폐합을 통해 정리하고 이중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부문은 포스코건설에게 몰아줘 기업공개 이전에 포스코건설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포스코 계열 건설기업간 통폐합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2010년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흡수 합병한 결과 탄생한 포스코플랜텍의 주요 사업부문을 포스코건설에게 떼어주는 방식이다. 포스코플랜텍은 해양과 철강플랜트 관련 설비를 생산하는 포스코 그룹의 계열 기업으로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각각 34.5%와 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권 회장이 “정준양 전 회장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결과 포스코의 위기가 심화됐다”고 지적했을 때 구조조정 1순위로 꼽혔던 곳이 바로 포스코플랜텍이다. 정 전 회장이 건설 플랜트(E&C)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성진지오텍을 인수해 현재의 포스코플랜텍이 출범했지만 지난해 순손실 1000억원, 누적 결손금만 3 000억원이 넘어가면서 포스코 그룹에게는 부담이 돼왔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플랜텍이 가지고 있던 화공ㆍ발전 플랜트 사업부문은 포스코건설에게 넘겨주고 해양 플랜트 부문만 남겨두는 방식으로 계열 기업간의 통폐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대로라면 포스코건설은 화공 및 발전 플랜트와 관련된 설비 생산기능을 강화할 수 있고 적자에 허덕이던 포스코플랜텍은 규모 축소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권 회장이 포스코건설 에너지사업본부장을 역임한 유광재 사장에게 포스코플랜텍의 신임 수장자리를 맡기고 그룹의 핵심 경영인력을 함께 내려 보낸 것도 이같은 구상을 위한 물밑작업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포스코건설이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 합병하는 방안이다. 그동안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다른 대형 건설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토목 부문에서 ‘약세’평가를 받아왔던 포스코건설은 최근 철도사업을 중심으로 토목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경영전략과도 맞닿아 있는데 철도궤도를 포함하는 철도산업은 철강이 건설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토목 부문이기 때문에 권 회장이 강조했던 ‘철강본원의 경쟁력 강화’에도 부합하는 사업이다. 이 때문에 포스코건설이 토목 설계에 강점을 가진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설과 철강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계열기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취지로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포스코건설 본사 옆 건물인 송도국제도시 센트로드 A동으로 이전한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업황이 좋을 때는 자회사를 두고 설계 부문을 따로 운영하는 것이 수주실적을 확대하는데 유리했지만 지금은 중복된 기능을 최대한 줄여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더 낫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포스코건설이 포스코플랜텍의 기능을 흡수하고 장기적으로는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건설ㆍ엔지니어링 부문의 통폐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실적부진이 이어졌던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합병하면 포스코건설의 기업공개에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포스코건설이 증시에 상장된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병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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