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크림반도로 자국 병력을 대거 이동시키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지만 러시아에 맞서기에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이 터무니 없이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사전문가 이고르 수트야긴을 인용해 크림반도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은 여단 규모 약 3500명의 병력에 경화기와 대포를 보유하고 있을 뿐 탱크 등 중무장은 갖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벨벡 공항 공군기지에도 SU-27로 이루어진 1개 비행중대만 주둔할 뿐이다. 반면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230년 전통의 흑해 함대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친러계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실각후 이미 6000명의 병력이 추가로 크림에 진입해 이미 공항 등 주요시설을 접수하고 주둔 우크라이나 경비병력을 병영안에 가둬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트야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맞설만한 현실적인 비상 대응방안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크림반도외 타 지역의 경우 러시아군의 영향력이 적은데다 친러시아 지역으로 분류되는 동부라 해도 우크라이나군이 민병대나 게릴라군과 함께 손잡고 반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러시아가 섣불리 개입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군사전문지 `제인스 인텔리전스 리뷰`의 매튜 클레멘츠 국장은 우크라이나 군이 자금부족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지상전에서는 적절한 수준으로 싸울 수 있으며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군대보다는 훨씬 더 막강하다"고 밝혔다. 클레멘츠는 아울러 우크라이나와의 충돌이 러시아 군대의 약점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파이퍼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장악에 나선다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선대(先代)처럼 공산주의자들을 물리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 저항세력이 생겨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 소재 군사연구기관 전략·기술분석센터의 루슬란 푸코프 소장은 동부 지역에 주둔 중인 우크라이나 병력의 규모가 너무 작아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친러시아 운동가들을 후원하기로 결정할 경우 우크라이나군이 쉽게 진압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13만명의 현역군인과 100만명의 예비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지 15만명 병력에 대해 전투태세 비상령을 내려놓은 상황이다. 또 노후된 시설과 장비가 많지만 재정이 부족하며 국내에서 자체 제작한 탱크 외에 1970년대 초 생산된 보병전투차량 BMP-1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생산된 우크라이나 방공시스템 역시 한 세대 정도 뒤처져 취약한 것으로 여겨진다. 푸코프 모스크바 전략·기술분석센터 소장은 "우크라이나군의 크림반도 주둔 목적은 침공에 맞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분리주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경제 침체를 지속적으로 겪는 동안 군은 새로운 장비를 사실상 거의 제공받지 못했다. 애처로울(pathetic) 정도"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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