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K, 작년 4천억 매출…기부금 ‘0원’
서민층 가계 부담 ‘가중’ 비난 봇물
필립모리스(PM), BAT코리아, JTI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업체들이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외국계 담배업체 필립모리스코리아(이하 PMK)의 전년도 영업이익은 1,332억 원, 영업이익률은 27%에 달한다. PMK측은 가격인상 명분이 작년의 BAT, JTI와 동일하게 2004년도 이후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 가중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비용으로 계상되는 로열티도 2010년도 기준 418억원으로 이 또한 연평균 13.8% 증가율을 보인다.
더불어 수입 잎담배만을 사용하는 외산 담배회사와 달리 2배 이상 더 비싼 국산엽을 전량 구매하는 KT&G의 경우 원자재 가격의 압박으로 인한 가격인상 요인이 외산 회사보다 더 크다는 점에서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200원 인상하면 1년에 1,400억 원씩 더 벌어= 매년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배당금( ’10년-942억원, ’09년-729억원) 명목으로 국외로 유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인상된 200원이란 돈은 개별 소비자 기준으로는 푼돈일 수 있지만, PMK는 연간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1,400여억원을 추가로 벌어들이게 된다. 이를 외산 3사로 확대해 보면 연간 3,000억원 수준의 돈이 추가로 해외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결국 외산 담배회사들의 가격인상은 정상적인 기업활동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 이라기보다는 그들만의 부당거래를 통해 다국적 자본의 배를 더욱 불리려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흡연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그들의 꼼수전략= 담배의 경우 수요가 비탄력적이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담배 기업은 이러한 산업의 특성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로 올라오자 드디어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잇달은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들 외산 3사의 담합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이익은 더 많이…사회공헌은 모래알만큼= 불편한 진실은 이 뿐 만이 아니다. 배당, 로얄티 지급 등 국부유출에는 큰 손인 이들의 사회공헌 비용은 가히 ‘쥐꼬리’ 수준이다. 지난해 4,895억원의 매출을 올린 필립모리스코리아의 기부금은 한푼도 없었고, BAT코리아 3억 1천만원, JTI코리아 1억 4천만원으로 매년 연매출의 2%이상, 최근 5개년 평균 576억원 수준을 사회공헌활동에 집행하고 있는 KT&G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확연히 대비된다.
담배기업에게는 보다 높은 차원의 사회적 책임수준이 요구된다. 소속사회의 일원으로서 사업 이익을 지역사회에 재투자하거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등한시 하고 기업 이익의 대부분을 국외로 그대로 유출한다는 점은 분명히 비난받아 마땅한 처사이다.
◆ 담배 너 마저.…눈물짓는 서민경제= 담배는 소주와 함께 서민의 시름을 달래주는 가장 대표적인 기호품이다. 담뱃값 인상은 소비자들, 특히 서민층 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민층은 고소득층에 비해 가계소비 중 담배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은데, 이번 인상이 고유가, 고물가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서민층 가계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담배는 소비자 물가지수를 산정하는 대표적 품목이다. 물가지수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8.5(전체=1,000)로 481개의 소비자 물가품목 중 20위를 차지하고 있다. 돼지고기(24위)와 쌀(35위)은 물론이고 우유(38위)와 빵(50위)보다도 비중이 높다. 결국, 담뱃값의 인상은 곧 물가지수 상승으로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눈치 없는(?) 외산 담배회사들의 거칠 것 없는 이번 행보는 서민경제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있는 정부당국의 물가정책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소비자, 그들은 더 이상 봉이 아니다= 수입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수입 명품 브랜드들은 의류ㆍ잡화에서 화장품에 이르기 까지 각 품목에 대해 최근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거나 올릴 계획에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사치품들의 가격인상이 소위 말하는 일부 상류층에 특정적으로 영향 끼치는데 반해 일상의 기호품인 담배 가격인상은 그 대상의 범위가 더욱 크고 구매자가 느끼는 정서적 부담감 또한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특히,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매우 낮은 담배라는 소비재의 특성상 어느 정도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는 담배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
이제야말로, 소비자들의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더욱 분명해져야 하는 시점이다. 유독 한국 소비자만을 봉으로 생각하고 무차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이러한 부도덕한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바로 소비자가 쥐고 있는 셈이다.
박이우기자
plwoo2@ksmnews.co.kr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