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작고한 최인호 작가를 추모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문학계와 영화계를 통틀어 최인호의 작품을 조명하는 행사는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처음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최인호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고인이 쓴 시나리오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들과 그가 직접 연출한 영화를 상영하는 자리다.
오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최인호는 영화가 경색 국면에 접어든 1970-80년대 충무로의 젖줄이었다.
독재 정권 아래 방향을 잃고 헤매던 젊은이들의 한숨과 좌절을 담은 그의 통속 소설은 하길종·이장희·배창호 등 시대를 대표한 젊은 감독들의 손을 거치면서 한 시절을 풍미하는 명작으로 재탄생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모두 1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장호 감독의 `어제 내린 비`(1974)부터 하명중 감독의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2007)까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를 아우른다.
특히 최인호가 직접 연출한 유일한 영화인 `걷지 말고 뛰어라`(1976)가 관객들과 만난다. 성공과 추락의 엇갈린 길을 걷는 두 친구의 이야기로, 하재영· 박은수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작고한 하길종 감독의 영화도 만나 볼 수 있다. `바보들의 행진`(1975), `별들의 고향(속)`(1978), `병태와 영자`(1979) 등 3편이 상영된다. `적도의 꽃`(1983), `고래사냥`(1984) 등 배창호 감독이 연출한 6편의 영화도 관객들과 만난다.
특별전 기간에는 이장호 감독과 배창호 감독이 직접 관객들과 만나는 행사도 마련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의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1970년대 영화에서 최인호 작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높다"며 "하길종, 이장호, 배창호 감독과의 협업을 통해 한 시대, 특히 청년문화의 감수성을 깊이 있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는 문학뿐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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