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하산 로하니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P5+1`와의 핵협상에서 영어로 협상안을 발표하는 등 타결을 향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협상 당사자들도 이란의 제안과 달라진 태도에 긍정적은 반응을 보여 핵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소위 P5+1과 이란은 이틀 일정의 협상 첫날인 15일 오전과 오후 회의, 만찬 등 공식 일정에 이어 별도 회동까지 진행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오전 회의는 이란의 협상안 발표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오후에는 협상 당사국들이 이란측의 제안 내용을 상세하게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란은 대표단을 이끄는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직접 영어로 파워포인트 화면을 동원해가며 한시간여에 걸쳐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마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임 대통령 시절에는 보이지 않던 적극적인 태도다. 오후 회의에 이어진 만찬에서도 자리프 장관과 애슈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자리프 장관은 허리 통증 때문에 이날 일정 막바지에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만찬 자리에는 빠지지 않았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이 별도 회동을 하는 등 `물밑 교섭`도 이뤄졌다. 이란과 미국은 2009년 이후 핵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양측은 이번 회의로 당장 극적인 타결 등 구체적 성과를 내놓기는 어려워도 오랜 기간 냉각됐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아락치 차관은 이란이 이번 회의에서 제시한 협상안의 공식 명칭이 `불필요한 위기 종식과 새로운 지평의 시작`이라고 전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할만한 제안을 했으며 상대국들 반응도 아주 좋았다. 진지하게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더이상 어둠과 불확실함 속을 걸으며 미래를 의심하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아주 진지하다. 단순히 상징적으로 여기에 와서 시간을 낭비하려는 것이 아니며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P5+1`도 이란의 제안 내용과 적극적인 협상 태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아직은 돌파구가 나왔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기술적인 논의가 이뤄질 정도로 충분한 정보가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마이클 만 대변인을 통해 "테헤란에서 긍정적 분위기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제안은 상당히 유용하하고 아주 상세하다"며 "물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란이 우리의 우려와 관련해 확실한 제안을 하고 그 제안을 실제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그러나 이란이 제시한 협상안의 자세한 내용은 `협상국 간의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아락치 차관은 이번 제안이 실행되면 `양측의 신뢰 회복` 등을 위한 첫번째 단계는 6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힌트를 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대표단 관계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 수준과 원심분리기 수를 모두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방송도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또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가 보장되면 보다 광범위한 사찰과 감시활동에 대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추가규약을 채택하는 방안도 제시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 IRNA 통신은 아락치 차관의 말을 인용,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예고 없는 사찰을 포함한 NPT 추가 규약 관련 내용은 협상안에 들어 있지 않다고 전하는 등 엇갈린 보도를 내놓았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온 전직 유엔 고위 당국자는 `P5+1`가 원심분리기의 의미 있는 감축과 20% 우라늄과 저농축 우라늄 대부분의 국외 방출, 이란이 보유 가능한 농축 우라늄 상한선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의 핵 능력 보유를 경계하는 이스라엘은 이번 협상과 관련해 "겉치레 양보와 달콤한 말에 속아서는 안된다"며 비난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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