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프로야구에서 뛰는 구대성(43·시드니 블루삭스)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면서 불혹을 넘겨서도 그라운드를 지키는 베테랑 선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서 2010년 은퇴한 뒤 호주로 건너간 구대성은 2년 연속 호주리그 구원왕을 차지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최근 끝난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차례 세이브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기도 했다.
호주 야구의 수준이 한국보다 떨어지긴 하지만 나이 마흔을 넘겨서도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구대성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미·일 프로야구에서도 구대성처럼 관록을 갖춘 40대 베테랑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정규리그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스프링캠프에서 단내를 뿜어내며 훈련 중인 한국 최고령 선수 이종범(42·KIA)은 1993년 프로 데뷔 이래 올해 스무 번째 시즌을 맞는다.
전성기 시절의 호쾌한 타격과 빠른 발은 사라졌으나 작전 수행과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만큼은 젊은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친정` LG에 복귀한 최동수(41)도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카와에서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지난해 8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를 때린 최동수는 농익은 타격 감각을 앞세워 LG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SK의 안방마님 박경완(40)도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발목 수술로 작년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던 박경완이 본격적으로 훈련에 나서면서 SK 주전 포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는 4월이면 만 45세가 되는 내야수 오마르 비스켈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1989년 프로에 입문한 비스켈은 지난해 뛴 현역 메이저리거 중 유일하게 1980년대를 경험한 선수로 견실한 수비로 정평이 났다.
올해로 50세가 되는 왼손 투수 제이미 모이어도 콜로라도 로키스와 마이너리거로 계약하고서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참가한다.
2010년 6월 이후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모이어가 빅리그 재입성의 기회를 잡는다면 그 자체만으로 큰 뉴스가 될 전망이다.
자유계약선수로 너클볼을 잘 던지는 팀 웨이크필드는 지난해까지 유니폼을 입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1년을 더 뛰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46세를 맞는 웨이크필드는 1992년 피츠버그에서 데뷔했고 1995년부터 17년간 보스턴 마운드를 지켰다.
그는 작년까지 통산 200승180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왼손 투수 야마모토 마사(주니치)가 눈에 띈다.
오는 8월이면 47세 생일을 맞는 야마모토는 3월30일 열리는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정규리그 개막전 선발로 낙점돼 미·일 역대 최고령 개막전 선발투수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임창용(36)의 동료인 미야모토 신야(42·야쿠르트)도 노익장을 불태운다.
미야모토는 지난해 센트럴리그 3루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받아 최고령 수상 기록을 수립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트레이너 출신인 김병곤 스포사 피트니스 원장은 "불혹을 넘기고도 오랫동안 뛰는 선수를 보면 선천적으로 좋은 몸을 타고나거나 자신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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