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누에를 쳐서 비단을 짜는 일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겼다. 마을마다 잠신을 모시는 사당이 있었으며 나라에서는 선잠단이란 제단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냈다. 상주시는 역사가 시작된 이래 낙동강을 중심으로 농경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예로부터 ‘산자수명’하고 오곡이 풍성, 민심이 후한 고장이다. 상주를 감싸고 흐르는 낙동강 유역에는 분지와 퇴적 평야가 드넓고 국토의 중심으로 수륙교통이 교차하는 요충지이다. 또한 ‘삼백(三白, 쌀·누에·곶감)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더해 자전거 도시로 이름 높다. 경북 서북쪽 내륙에 위치한 도농복합형 도시로 바람도 쉬어가는 슬로시티이자 최근에는 ‘귀농 1번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상주함창은 우리나라 양잠을 대표하는 곳으로 명주가 유명하다는 것은 고려시대 이색의 ‘육익정’에 기록되어 있다. ▲한민족과 수천년 함께한 ‘전통 명주’ 맥을 잇다= 삼국사기 권1 신라본기에는 신라 유리왕 때 추석 한 달 전부터 부녀자들이 편을 갈라 길쌈대회를 열었다는 기록이 있다. 명주길쌈의 전통은 삼국시대 초기부터 성행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우리 조상들은 주로 삼베, 명주, 무명, 모시로 옷을 해 입었는데 그중에서도 누에에서 얻어지는 명주는 삼국시대 초기부터 존재해 2000년 가까이 조상들은 명주옷을 입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누에의 최전성기인 1970년대 중반 상주는 15,600호 양잠농가가 뽕밭면적 17,849ha에 누에소잠량 30,796장에서 1,086,906kg의 고치를 생산한 전국 최고의 고치 생산지역 이었으며 이 누에의 중심지역은 함창읍 이였다. 80년대까지 전국유일의 전통명주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으며. 따라서 명주 길쌈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지역이다. 국내 양잠시장은 1980년대 이후 합성섬유와 1990년대 중반 경제위기와 값싼 중국산 생사수입과 맞물려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전환되면서 전통명주산업은 물론 양잠산업전체가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올해 함창명주박물관 개관과 명주테마파크 조성 완료, 경상북도 잠사곤충사업장의 이전으로 명실상부한 전국 제일의 양잠산업 메카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도약의 발판에 중심에는 함창명주잠업영농조합법인(회장 서상교, 명주생산)이 있다. 함창지역중심으로 회원 26명이 전원이 명주와 오디가공, 명주염색, 명주제품생산 등 양잠과 관련된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또한 명주테마파크 활성화를 위하여 직접 운영 (장수직물, 초록드림, 정겨운산골, 명주이야기, 뽕팡, 뽕잎한우, 테마촌)에도 참여하고 있다. 법인은 지금까지는 경상북도 잠사곤충사업장에서 경북인근지역에서 수매한 누에고치로 만든 생사를 매년 500~1,000kg정도를 공급받아 국산명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금년 봄누에 사육시 명주테마파크 잠실을 이용하여 누에 16장을 사육하여 621kg고치를 생산하였다. 이는 2005년 봄 누에고치 200kg을 마지막으로 상주지역에서는 누에고치생산이 중단된 후 9여년 만에 처음생산된 것이었다. 또한 가을에는 누에 10상자를 추가 사육하여 올해 총 1,000㎏의 생사를 생산할 계획이며 매년 뽕밭면적을 확대하여 매년 3,000kg이상을 생산하여 수매한 후 그 실을 이용하여 생산된 생사는 직조, 수의 등으로 순 국내산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법인에서는 “조상들로부터 이어온 전통명주생산의 명맥이 끊어져 안타까운 현실에서 상주시의 지원으로 전통을 이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기쁨과 자부심을 가지고 국내 최고의 명주를 생산 하겠다”고 했다. ▲향토뿌리기업에‘장수직물’ 선정= 지난 5월30일 경북도에서는 경북에 뿌리를 둔 향토기업 27곳에 ‘향토뿌리기업’ 인증서를 주고 이 가운데 8곳은 ‘산업유산’으로 지정했다. 향토뿌리기업에 선정된 함창읍 교촌리 명주테마파크 내 장수직물(대표 남수원)은 명주길쌈으로 대대로 할아버지 남만희(1980년 작고), 아버지(남재덕(2003년 작고), 그리고 남수원 대표는 군제대후 대를 이어 명주공장에 몸 담은후 지금까지 40년을 우리나라에서 가장품질이 우수하다는 상주명주(재직방법과 재직상태에 따라 이천주, 포천주, 춘천주, 상주주 등)를 생산하고 있다. 2013년 공장을 명주테마파크 이전 후 대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던 아들내외까지 몸담고 있어 4개째 대를 잇고 있으며 앞으로 순수한 국산원료로 사용한 신제품을 개발에 매진하여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고부가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경상북도 최고장인’ 허호 대표 선정= 함창읍 오동리 허씨비단 허호 대표는 지난 6월 28일 섬유(섬유가공)분야 ‘경상북도 최고장인’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경상북도 최고장인`은 22개 분야 96개 직종에서 경상북도 최고장인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5명을 선정하여 경북의 기술 및 산업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고 장인으로서의 우대와 지원을 한다. 이번에 최고장인으로 선정된 허호 대표에게는 최고장인 증서와 함께 5년간 매월 30만원의 장려금이 지급된다. 명주의 본고장인 함창에서 명주짜기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던 모친에게서 1977년 전통명주길쌈을 사사받은 후부터 사라져가는 양잠산업의 일부분에 머물러 있던 전통명주의 숨어있는 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 특허 3건, 실용신안 1건 등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천연염색에 접목한 지역특화 산업으로 발전시켰으며, 감물염색과 명주길쌈체험행사 등으로 삼백의 고장 상주의 전통을 계승하고 명주 산업을 크게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하게 된 것이다. 또한 경북의 잠업관련 농가 중 12명의 억대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7명이 상주에 있으며 그중 6명(서상교, 남수원, 허호, 김희록, 전재복, 김천우)이 명주잠업영농법인 회원이다. 오늘도 법인에서는 전국 제일의 양잠산업 중심지라는 옛 명성을 회복하고 슬로시티 도시답게 전통산업 발전과 명주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희망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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