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이태헌기자]계명대 출판부는 김중순 명예교수(계명대 전 실크로드연구원장)가 번역한 ‘아팠던 시간들’(원제: O‘tkan kunlar)을 출간했다. 이 책은 20세기 우즈베키스탄 근대문학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압둘라 코디리가 1926년에 발표한 소설로, 우즈베키스탄 근대사를 비롯해 민족의 정체성과 전통, 억압 속 인간의 운명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한국어판은 영어본 3종과 독일어본, 우즈벡어 원문을 면밀히 대조해 번역했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세한 각주와 해설도 함께 수록했다. 문학적 가치는 물론, 중앙아시아 역사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학술적 자료로서도 의미가 깊다.
‘아팠던 시간들’은 19세기 중앙아시아 코칸드 칸국을 배경으로 한다. 러시아 제국의 침공과 병합, 이슬람 전통 사회의 억압적 구조,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교차하며 당대의 현실과 민족적 고통을 드러낸다. 특히 일부다처제와 여성 인권 문제, 사회 계급의 모순 등을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심연을 통찰한다.
김중순 명예교수는 “‘아팠던 시간들’은 단지 우즈벡의 과거사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폭력과 억압, 상실과 회복의 이야기”라며, “멀리 떨어진 중앙아시아의 이야기지만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과 겹쳐지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울림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출간에는 우즈베키스탄 국립예술원장이자 계명대 미술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인 아크말 누르(Akmal Nur)가 삽화를 맡아 작품의 미학적 깊이를 더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