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내 귀비고에서 기획전 《달을 그리다》를 6월 13일부터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은 일월신화 ‘연오랑세오녀’ 신화를 바탕으로, 특히 세오녀와 달의 상징성을 현대미술로 재해석해 귀비고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조명한다. 관람객들은 시공을 초월한 신화적 세계에 초대받아 신화가 지닌 상상력과 정서를 경험할 수 있다.전시는 ‘달에게’와 ‘해월도(海月圖)’ 두 개의 테마로 구성된다. 정다운 작가(1987, 서울)의 ‘달에게’는 세오녀의 비단을 모티프로 달과의 교감을 직물 위에 담아낸다. 귀비고는 본래 신라의 사라진 빛을 되찾은 세오녀의 비단을 보관하던 공간이었으며, 현재도 신화적 정신을 계승하여 달을 상징하는 장소로 기능한다. 정다운 작가는 실과 천을 활용한 ‘패브릭 드로잉(Fabric Drawing)’을 통해 달을 기억하고 달에게 말을 건네는 시각적 언어를 구현했다.전시된 직물은 신화–공간–관람객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고요한 밤 달과 나누었던 내면의 약속을 되살리는 감성적 장면들을 담아낸다.사공숙 작가(1966, 포항)의 ‘해월도(海月圖)’는 달과 바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시각화한 조형 작업이다. 귀비고는 신화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달과 바다가 만나는 장소로, 작가는 바다를 거울 삼아 달을 비추고 밀물과 썰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작품에 담아냈다. 달은 변함없으면서도 변화하는 존재이며, 바다는 그 달의 가장 오랜 벗이다. ‘해월도’는 인간과 자연이 맺는 건강한 관계와 교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업으로, 조용한 조형 언어로 아름다운 관계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는 2025년 6월 13일부터 2026년 5월 31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 또는 시민문화팀(054-289-7823)으로 문의할 수 있다.한편, 6월 13일부터 귀비고 일월영상관에서는 지역 민화작가 4인의 초대전 ‘달빛 사방(四方)’이 함께 열린다. ‘일월신화’와 귀비고의 장소성을 바탕으로 한 ‘일월오봉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민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또한, 6월 20일부터 21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동화 작가 백희나의 원작 뮤지컬 ‘달 샤베트’가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달’ 주제로 한 전시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한여름 밤 달이 녹아내리는 상상의 세계를 동물들의 이야기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들이 전시와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문화 체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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