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은 제왕을 상징하는 코드이고 일월성군의 다른 말이기도하다. 일은 알다시피 만물의 성장을 돕는 태양이다. 월인천강지곡에서 보듯 달을 상징하는 월은 통합의 코드로 읽어도 무방하다. 하늘 떠 있는 달은 하나지만 천강을 비춘다는 월인천강은 성인군주의 올바른 통치행위가 골고루 백성에게 미친다는 의미이다.이재명의 이름을 파자로 풀면 이씨 재명에게 일월이 있다는 뜻이다. 明 환하게 밝힌다는 한자의 밝은명은 해와 달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명자 앞에 있을 재在를 쓰니 일월이 나에게 있다는 의미다. 개인적 소견이기는 하지만 난 이재명의 아버지가 아들의 재목을 읽찍감치 알아봤다고 확신한다. 고난으로 크게 키우려는 아버지의 큰 뜻이 없었다면 감히 감당할 수 없기에 쓸 수가 없는 이름이 바로 이재명이라는 세 글자다. 이재명의 아버지가 하늘의 뜻을 알고 있었다는 확신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이 낙선하고서다. 내 어렴풋 추론이 청량산의 일월오봉도를 마주하는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시간은 의심이 믿음으로 전환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서울 목동 본각사의 상운스님이 안동 용수사의 주지를 하고 있던 시절 틈만나면 함께 지인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를 오르다 발견한 조선 왕들의 상징 일월오봉도.두 기의 이재명 선대 산소중 뒤쪽 묘 후미 끝 망자의 머리가 위치한 지점에서 청량산을 바라보면 정확하고도 뚜렷하게 일월오봉도가 보였다. 오직 망자의 머리 끝자락에서만 나타나는 일월오봉도를 내 눈으로 확인하고 상운스님에게 말했더니 스님 역시 무릎을 탁 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묘한 것은 이재명이 대선에서 낙선하던 그 해 익재 서태석 선생이 상운스님에게 쓰준 일월재천 목자득구라는 글씨와 그 보다 훨씬 전인 1982년 무술년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서경보 스님이 쓴 용비어천 대인출세지상 어변성룡이라는 글씨다. 2024년이던 지난해는 푸른 용의 해였다. 푸른 용이 하늘로 오르려다 보니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목부위가 칼에 찔려 목숨이 위태롭기도 했고 적들이 정조준 칼날에 맞서면 아슬아슬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형국이었지만 끝내 이무기가 용이되는 어변성룡의 기적을 이뤄냈다. 나 또한 이재명의 낙선 이후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선대 산소의 일월오봉도가 갖는 함의가 과연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가 매우 궁금해 하면 시간의 흐름을 예의 주시했다. 하지만 현실은 바람과는 달리 칠흑의 어둠이었다. 어딜 가나 들리는 소리는 이재명이 감옥간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나는 이 엄연한 현실과 일월오봉도가 갖는 깊고도 깊은 함의 사이의 모순을 이겨내지 못해 답답하기만 했다. 적어도 느닷없이 윤석열대통령이 계엄을 하고 스스로 자멸하기 전까지는. 솔직히 용이 하늘로 승천하여 일월이 되고 그 이름을 가진 이재명이라는 큰 인물이 세상에 온다는 대인출세지상이라는 예언 같은 말을 나 같이 지성을 편애하는 작고 초라한 인간이 어찌 쉽게 믿고 상상할 수가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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