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역사를 통해 한국, 베트남, 중국이 협력 공생을 모색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2일 재단 대회의실에서 베트남 사회과학원과 `한국과 베트남, 중국과 이웃하기`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이날 재단 관계자는 "한국과 베트남은 오랜 세월 동안 독자적인 문화와 전통을 발전시켜 온 국가들이지만, 동시에 중국이라는 거대한 이웃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해 온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오랜 경험은 오늘 우리가 마주한 동아시아의 정세를 이해하고 미래를 향한 발길을 위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기에 이번 학술대회를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베트남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기에 중국과는 과거, 현재나 미래에도 절대 분리해서 국가 경영을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정교하고 장기적인 공생 전략 없이는 노회한 중국의 다양한 도발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어 `소 잃기 전에 외양간 채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외교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재단은 2009년부터 베트남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와 학술 교류를 이어 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새로운 업무협약을 체결해 학술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는 이러한 교류의 하나로 특별기획했다.학술회의에서는 ‘책’, ‘변화하는 관계’, ‘국경’, ‘세력전이’라는 4개의 주제를 놓고 한국, 베트남이 중국과 어떤 방식으로 외교 및 정치사회, 국경 관계를 맺어 왔는지, 또한 그 속에서 각국이 어떻게 자국의 입지를 정립해 왔는지를 다각적으로 살펴봤다.대회 1세션에서는 응우옌 꾸옥 신 연구원(베트남사회과학원)이 송나라와 딘왕조 간의 외교 관계를 역사서 비교를 통해 분석했다.이어 우성민 연구위원(동북아역사재단)은 당·송대 법률에 나타난 외국인 규정을 검토, 당시 고구려·고려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조명했다.2세션에서는 레 꽝 찬 연구원이 15세기 레왕조가 ‘트란 카오’라는 인물을 내세워 명과의 외교적 입지를 다진 사례를 발표한 후, 구도영 재단 연구위원은 명나라에 파견된 조선 사신단의 목적 등을 통해 조선의 외교 전략을 다뤘다.이어진 3세션에서는 레 투이 린 연구원이 17-18세기 베트남과 중국 간 국경 문제, 장정수 재단 연구위원은 조청 관계 속에서 형성된 강역 개념과 경계 확정의 의미를 분석했다.마지막 세션에서는 부 티 투 지앙 연구원이 20세기 초 중국이 베트남의 정치에 미친 영향을 들여다 봤다.
이어 신효승 재단 연구위원은 청일전쟁 이후 한중 관계의 변화와 1899년 통상조약 체결 과정을 통해 외교 지형의 재편 양상을 상세히 설명했다.재단 박지향 이사장은 “재단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동북아 평화와 협력의 초석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세계 여러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와 학술 교류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 사회과학원과의 학술 교류는 양국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동북아 역사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학문적 연대와 협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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