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최시영 교수 연구팀은 부산대 이재광 교수, 통합과정 진영록 씨, 성균관대 최우석 교수팀과의 연구를 통해 자연 광물인 브라운밀러라이트(Brownmillerite)1)에서 원자 크기보다 작은 수준의 강유전 현상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현지시각으로 지난 20일 게재됐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의 메모리는 정보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도메인` 크기에 제한이 있다. 도메인이 작을수록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지만 도메인을 작게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도메인을 구성하는 원자들은 주위 원자들과의 결합을 통해 집단적인 진동을 하기 때문에 도메인 크기의 한계를 줄여 초고밀도 메모리로의 응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힌트를 자연에서 찾았다. 연구팀이 주목한 자연 광물인 브라운밀러라이트는 철(Fe) 원자와 산소(O) 원자가 만든 사면체 층(FeO₄), 팔면체 층(FeO₆)이 번갈아 쌓인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빵과 햄이 번갈아 쌓인 샌드위치처럼 생긴 구조다. 흥미로운 점은 이 구조에서 `포논 디커플링(phonon decoupling)2)`이라는 특별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포논은 원자 진동을 나타내는 개념인데, 일반적으로 원자들이 진동할 때는 주변 원자들도 함께 흔들리지만, 브라운밀러라이트에서는 사면체 층이 진동할 때 팔면체 층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 독특한 성질 덕분에, 전기장을 가했을 때 사면체 층에서만 도메인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SrFeO₂.₅와 CaFeO₂.₅라는 두 종류의 브라운밀러라이트 박막에서 뿐 아니라 CaFeO₂.₅ 단결정 등 다양한 형상의 브라운밀러라이트에서 동일한 현상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전기장이 사면체 층에만 영향을 미쳐 원자들의 위치가 바뀌었고, 팔면체 층은 변화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이 구조를 활용한 강유전체 캐패시터와 박막 트랜지스터 소자까지 제작하며, 실제 작동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존보다 수십 배 작고 빠른 메모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로 인해 스마트폰, 컴퓨터의 저장 용량과 속도는 크게 향상되며,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처럼 고속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기술들의 발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POSTECH 최시영 교수는 "자연에서 찾은 지혜가 첨단 기술의 한계를 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자연 현상이 풀리면 다양한 첨단 기술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 (소재이미징해석연구센터), 과학 기술 정보 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 개발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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