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해양경찰의 삼부자가 독도 바다를 지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들은 독도 및 동해를 지키는 동해해양경찰서 경비함정에서 근무 중인 박길호(56) 경감과 그의 두 아들 박정환(30) 경사, 박진수(27) 순경이다.
아버지인 박길호 경감은 1993년 통신 직으로 해양경찰에 들어와 현재 3016함에서 통신장으로 근무 중이다.
통신은 함정의 귀가 되는 부서로, 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전파하는 중요한 역할이다.첫째 아들 박정환 경사는 공채로 2019년 공채로 입직해 현재 3017함에서 항해를 맡고 있다. 항해는 함정의 눈이 되는 부서로, 항로와 안전한 운항을 책임지는 등 함정 운항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둘째 아들 박진수 순경은 의무경찰 복무 후, 2022년도에 해양경찰 의경 특채로 입직했다. 현재 306함에서 함정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과 각종 기계 장비의 작동을 책임지고 있다.세 사람은 전공 직별은 다르지만 하나의 조직 안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며 바다를 사수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이처럼 삼부자가 모두 해양경찰이라는 점도 의미 있지만, 세 사람 모두 직별이 다르다는 점은 해경 억사상 처음있는 매우 드문 사례다.
해양경찰은 직별에 따라 맡는 임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이 같은 조직에 있어도 대부분 유사한 직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배의 운항에 필수적인 요소인 항해, 기관, 통신을 가족 셋이 골고루 담당하고 있기에 “이들이 모이면 배를 바로 출항시킬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따라붙는다.
동료 경관 A씨는 "평생을 거친 바다에서 뒹굴어야 하는 함정 생활은 그야말로 쉽지 않다"며 "삼부자는 우리 해경의 자랑이자 힘의 원천"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길호 경감의 고향은 부산이지만, 해경 근무를 하며 동해로 이주했으며 두 아들은 동해에서 자라났다. 동해와 바다는 이들에게는 ‘고향’ 그 자체다.
13일 박정환 경사는 "해경 입직 후 주저 없이 동해를 근무지로 희망했다"며 "단지 고향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아버지가 평생 폭풍우를 견디며 신념으로 지켜온 바다를 이제는 함께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서로 다른 경비함정에 근무해서 실제 얼굴을 자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같은 지역, 같은 바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와 유대감은 누구보다도 깊다. 업무에 대한 고민이나 조언을 가족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동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도 이들이 공유하는 가장 큰 힘은 ‘책임감’이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아들들은 아버지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엄격하게 다스린다.아버지 박길호 경감은 “내가 잘못하면 아들들에게 누가 될까 더 신중하게 행동하게 된다”고 말하는 한편 두 아들 역시 “아버지 얼굴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늘 더 책임감 있게 생활하려고 한다. 해양경찰로서의 자긍심을 안고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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