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경철기자]오는 10월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 보문관광단지 입구인 구황네거리 알천남로 시유지에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돌탑이 세워져 있어 이곳을 지나가는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달 초순에 세워진 이 돌탑은 향토사학가이자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화준(70)씨가 이 일대에서 화훼단지 공사를 하고 남은 약 100t의 돌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심하다가 돌무더기를 방치하면 흉물로 도시미관을 헤칠 것을 염려해 돌탑을 쌓게 됐다고 했다.
이 씨는 지난 3~7일까지 동료 2명과 함께 포클레인 등 장비를 동원해 주변을 정비하고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돌탑을 완성했다.
그는 “얼마 전에 전북 진안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마이산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입구에 100년이 넘은 크고 작은 수많은 돌탑들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이갑용 처사가 25세에 마이산에 입산해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자신과 백성의 죄를 속죄하는 의미에서 돌탑을 쌓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사람의 손으로만 쌓은 돌탑들이 쓰러지지 않고 오랜 세월을 버티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돌탑을 쌓은 이유에 대해 “풍수적인 비보로 쌓은 돌탑이라기보다 경주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지역 도시미관 개선과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주시의 도움을 받아 높이 5m, 3m, 1m, 50㎝ 등 다양한 사이즈로 돌탑을 쌓았는데, 조성해 놓고 보니 잘 시작했다는 생각과 함께 가슴 뿌듯한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곳을 지나면서 돌탑을 본 시민 A씨는 “신라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유사 이래 최고의 이벤트로 경주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 모든 시민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곳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모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돌탑 인근에 신라 선덕여왕 3년인 634년에 건립된 분황사 모전석탑(국보 제30호)이 자리 잡고 있다. 모전석탑은 신라 석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바위를 벽돌 모양으로 만들어 쌓은 탑이며, 원효 대사 머문 분황사는 신라 호국불교의 상징이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