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박세명기자]"벌과 나비가 다 타 죽어 꽃을 피워도 수정이 안돼요."지난 18일 의성군 단촌면에서 45년째 사과 농장을 짓는 김호인 씨(71)가 하소연했다.산과 인접한 이 일대에서 대형 산불로 직·간접적 피해를 본 곳이 많다. 2천평(0.6㏊)에 700여 주의 사과나무를 키우는 김 씨도 지난달 대형 산불이 태풍급 바람을 타고 산을 넘어오는 바람에 상당수 사과나무가 불에 그을리는 등 피해를 입었다.김 씨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나무에 꽃이 피고 있는데, 산과 가까운 곳은 벌과 나비가 모두 타 죽어 수정이 안된다"며 "예천에 있는 곤충연구소에서 호박벌을 구입해 인공수정이라고 해 보려 하지만 자연적으로 열매를 맺어야 상품 가치가 있는 사과가 나오는데 올해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100주 정도는 꽃이 안피었고 나머지도 화상을 입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1천여 상자를 수확했는데 결실을 본다해도 올해는 수확량을 30%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경북도 스마트농업혁신과 관계자는 "산불 피해 조사가 지난 15일로 모두 끝났다"며 "광범위하게 피해가 발생하다 보니까 과수 같은 경우 농약대를 신청하면 ㏊당 276만원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번 화마로 과수 농장이 완전히 소실돼 새로 농가를 꾸려야 하는 면적이 244㏊(73만8100평)로 파악됐다"며 "정부에 긴급 예산을 요구했지만 금액이 상당해 통과될지는 알 수 없다. 예비비도 전부 소진된 상태여서 걱정이 크다"고 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파악된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의 사과 농장 피해 규모는 1698㏊(513만6450평)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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