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 국민의힘 1호 당원인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전후로 TK(대구·경북) 민심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압도적 1강이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지세가 약해지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이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전문가들은 `내란 옹호세력 대 민주주의 수호 세력` 구도로 흘러갈 조기 대선에 대비해 TK가 전략적 대안 물색에 나섰다고 봤다.한국갤럽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TK 유권자들이 차기 지도자로 꼽은 인물은 한동훈 전 대표(11%)다. 김문수 장관 7%, 홍준표 시장 6%,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5% 순으로 뒤를 이었다.한 전 대표가 TK에서 김 장관을 제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갤럽의 3월 1주 차 차기지도자를 묻는 질문에 한 전 대표가 11%, 김 장관은 7%를 기록했다. 홍 시장은 당시 12%로 범보수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특이할만한 점은 직전 주인 2월 4주 차에 김 장관의 TK 지지도는 17%, 한 전 대표는 1%로 오차범위 밖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바로 다음 주인 3월 1주차에 한 전 전 대표가 16%포인트(p) 차이를 뒤집고 역전했다.평시에 김 장관이 쭉 우세를 보이다 윤 대통령의 파면이 가시화되는 순간 TK가 한 전 대표를 대안으로 꼽은 셈이다.전문가들은 보수 민심의 바로미터인 TK가 대안세력을 찾아나가는 중이라고 봤다. 특히 `대통령 파면`이라는 상황이 조기 대선에 반영될 경우 TK 유권자들은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의 강성 당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성을 갖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2021년 6월 당원들이 이준석을 당대표로 뽑은 걸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들은 전략적 선택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이어 "이번 조기 대선을 민주당은 진영·이념 대결로 이뤄지게 두지 않고 내란 옹호 세력 대 민주주의 수호 세력으로 만들 것이다. 이렇게 해야 중도층이 오기 때문"이라며 "이를 전망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은 탄핵을 찬성한 사람들을 물색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한 전 대표에게 지지가 몰리는 것"이라고 했다.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TK의 전략적 고민이 확산되고 있다. 감정이 가라앉고 누가 이길 후보인지 냉정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라며 "김 장관 지지는 `윤석열 지지`의 보완재로 형성된 일시적 현상이다. 한 전 대표는 고유의 팬덤이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봤다.다만 TK 과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 한국갤럽 4월 1주차 조사에 따르면 차기 지도자 관련 `의견 유보`라 응답한 비율은 44%로 전국 최고 수치다.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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