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집중 공략하며 체급을 키우려던 여권 잠룡들의 계획이 꼬였다. 26일 이 대표가 예상을 뒤엎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다.잠룡 대부분은 `대법원 파기환송`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권가도에 올라탄 이 대표에 대응할 전략이 불투명해 고민에 빠졌다.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고법 형사6-2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건이 2심에서 무죄로 뒤집힐 확률은 2021년~2023년 기준 1.7%에 불과하다.여권은 이런 확률에 기반해 이 대표의 유죄에 확신을 가지고 있던 터라 충격을 숨기지 못했다.잠룡들은 즉각 사법부의 판단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법원이 정의를 바로 세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정의가 바로 서고 민주주의가 바로 서도록 대법원이 잘못된 판결을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기대하면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을 부인하지 못하는 기류다.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이준석 의원의 유튜브 `밤새도록 LIVE`에 출연해 조기에 최종심이 나올 가능성이 없음을 지적하기도 했다.천 원내대표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될 가능성은 30%로 본다. 허위사실 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뒤집으면 뒤집을 수는 있다"며 "그렇지만 대법원이 (2심에서) 무죄로 올라온 걸 유죄로 뒤집으려면 파기환송을 해야 한다.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서 유죄로 확정하려면 형도 새로 정해야 하는데 아무리 빨라도 6~7개월이 걸린다"고 했다.최근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준석 의원도 "기차는 떠났지 뭐"라고 했다.이재명 대표는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뒤에도 여권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크게 앞섰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공격해 지지층 결집과 반사이익을 누리려던 여권 잠룡들의 계획에 금이 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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