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노후, 미래 준비, 얼어붙은 경제 지표 등등 다양한 문제들이 겹쳐진 가운데 대한민국의 신생아 출산율은 23만 명, 역대 최저치의 출산율(2024년 3월 기준)을 자랑한다. 굳이 문제점을 꼬집어낼 필요는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회 현상이며,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트랜드라고밖에 볼 수 없다. 아버지와 삼촌들 세대인 베이비붐 시대만 하더라도 대학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대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 전선으로 뛰어드는 시대였으니, 경제적으로 여건이 되거나 공부를 꽤 잘해야 대학에 갈 수 있었다. 그러다 8,9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학 진학률도 80% 이상으로 높아졌다. 대다수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학에 들어갔고, 베이비붐 세대가 가지지 못한 높은 학력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온라인으로 대학 졸업장도 받을 수 있고, 석사와 박사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대학 중퇴, 혹은 고졸 학력만으로도 사업으로 큰 성공을 일구어내는 사람들도 많다.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도 워라밸, 웰빙, 웰다잉, 소확행을 넘어 아주 보통의 하루를 의미하는 `아보하`에 이르렀다. 시대의 흐름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일자리와 성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답을 찾지 못해서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사라진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가족의 안위를 위해서 직장에 다니고, 부모님 부양을 위해 직장을 다니던 시대가 지나가고, 이제는 아주 평범한 삶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서재에 꽂혀 있는 책을 꺼내 읽으면서 잊고 지내던 내면의 건강에 대해 다시 한번 묵상하고 되새김질해보아야 할 때다.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틈틈이 내면의 나와 조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기 때문이다. 마음과 생각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자계발서가 필요할 때도 있고, 시가 필요할 때도 있고, 소설이 필요할 때도 있다. 평소 마뜩잖게 생각하던 웹툰이나 웹소설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 속에서 잊고 있던 삶과 오늘의 의미를 찾는다면 얼마나 훌륭한 시간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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