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국제부부 유튜버가 비상 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에 큰 교훈을 주고 있다. ‘나라가 혼란스러워도 내 할 일은 내가 한다.’ 어린 시절,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하고 빨리 어른되고 싶었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찾아서 일을 해야 하고, 게다가 일한 부분에 대한 평가가 뒤따르니 대충이란 있을 수도 없다. 누가 감시하는 것도 아니지만 항상 주변을 의식하며 스스로 가장 효율적 방안을 찾아 살아가는 삶, 그것이 어른 된 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최근 구독자 약 46만명을 보유한 한국-프랑스 국제 부부 유튜버가 자신들이 올린 영상에 "개념이 없다"는 지적 댓글이 달리자 "무엇이 잘못됐냐"며 설전을 벌였다. 한국인 남편과 프랑스 아내가 호주 북동부 케언스로 여행을 떠나 스카이다이빙 체험을 하는 모습이 담긴 방송이 송출되고 나서 나온 반응이다. 일부 누리꾼은 해당 영상이 현 시기에 적절하지 않는 영상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언급하면서 "개념 없다. 나라가 개판인데 일도 좋지만 너무한다. 내가 좋아하는 녀석들이라 더 짜증이 난다. 자중하라"고 비판했다.이에 유튜버는 "우리의 본업은 영상을 만들어 바쁜 하루하루로 지친 분들, 삶에 고민이 많으신 분들께 20분의 짧은 영상(꼬박 5일 투자해 제작)을 만들어 웃음을 드리는 일을 하고 있다"며, "그게 바로 우리가 지쳐도 단 한 번도 시간 약속을 어기지 않고 2년간 업로드 해 온 이유다. 우리의 생계이자 일을 나라가 어려울수록 더욱더 열심히 해서 돈을 버는 게 맞지 않나. 선생님보다도 더욱더 나라 걱정하고, 열심히 일하고, 세금도 열심히 내서 나라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응대했다.유튜버의 입장을 듣게된 누리꾼 대부분은 유튜버를 옹호하고 나섰다. 유튜버들은 지금껏 해 오던 자신들의 일을 충실히 한 것이고, 이를 시청하고 ‘좋아요’와 ‘싫어요’를 누를 수 있는 것은 누리꾼들의 몫이라는 이유에서다. 부부의 한쪽이 서양인이라서 그런지 개인적 의사 표명이 분명했다. 유튜브 시청은 개인의 취사 선택이기에 누리꾼들에게 결코 불편을 준 바 없고, 본인들은 자신들의 직업에 따른 업무인 만큼 충실히 일해 온 것뿐이니 간섭하지 말라는 응대다. ‘나에게 합법적이고 정당하게 부여된 자유까지 남에게 침해받고 싶지 않다’는 분명한 답변이 자기주장이 분명치 못한 한국인들에게 약간의 경종을 울려주는 듯 신선함까지 느끼게 한다.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중학생들이 대거 사망하자 대한민국 국민은 집단 우울증에 빠진 듯 한동안 무기력, 절망감, 허탈함에 힘들어 했다. 사회가 일순간 멈춰진 듯한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다. 세월호 사건이 끼친 여파가 아직까지도 일부 남아 있는 듯하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탄핵 의결로 국정이 마비되면서 대한민국 사회는 일순간 ‘얼음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다만 예사롭지 않은 수사기관의 경쟁적 수사 의지와 이에 대응한 대통령의 적극적 해명 표명 의사가 나온 만큼 국민 각자도 젊은 국제부부 유튜버처럼 맡은 바 직무에 충실을 기해야 하겠다. 국정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국내 정세에 젊은 국제부부 유튜버가 던져준 교훈이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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