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정다원기자]"이번 추석에 아프면 큰일납니다. 병원에 가봐야 치료할 의사도 없는데..." 포항의 직장인 김모(48.북구 장성동)씨는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다고 말끝을 흐렸다.  `의료 대란`이 명절 풍속까지 바꿔놓고 있다. 추석명절에 혹여라도 가족중에 탈이라도 나면 큰일이다. 병원을 간다고해도 치료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가정용 상비약까지 사놓은 이색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포항 남구에 사는 황모(51.문덕동)씨는 이번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매년 큰 집으로 모여 제사를 지냈는데, 올해는 취소했다. 큰 집 형수가 아파 제삿상 차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픈 형수가 만약 추석에 위급할까봐 걱정이다. 형수가 갑자기 아파 응급실이라도 찾게 된다면 행여나 `응급실 뺑뺑이`라도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선 연휴 기간 나들이마저 자제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김모(41·포항 북구 대신동)씨는 "응급실 대란 소식을 듣고 걱정이 앞선다"며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교에 입학한지라 간단한 나들이는 할 수 있지만 좀 더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사이에선 바깥 외출도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했다.의료 대란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비상약 사재기에 나서는 가정도 있다. 초등학생 아들 2명을 키우는 박모(38·여.포항 이동)씨는 "최근 자주 찾던 약국을 들러 가벼운 상처용 약과 상태 완화 효능이 있는 약을 미리 구비했다. 또 약국을 통해 인근 병·의원 몇 곳의 소재도 파악해놓은 상황"이라며 "아이에겐 아파도 병원에 쉽게 가지 못한다고 주기적으로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라"고 당부한다.이런 풍경들은 의료대란이 가져온 사회적 현상이다. 김준홍 포항대 교수는 "코로나 등으로 이미 새로운 사회를 경험한 바 있고, 특히 의대 증원과 같은 정책 변화로 인해 이색 추석 풍속이 계속 생겨날 수 있다"면서 "의료대란이 가져온 사회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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