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정다원기자]"처음에는 감기인 줄 알았는데, 예전에 겪은 코로나19 증세랑 거의 똑같더라고요."
직장인 마모(32.여) 씨는 최근 친구 5명과 단체로 여름휴가를 떠났다가 코로나19에 걸렸다. 일행 중 3명이 집단 감염됐다고 한다. 2년 만에 다시 확진 판정을 받은 마씨는 휴가기간을 넘겼지만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엔데믹`이 공식 선언된 지 1년여 만에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재유행하면서 마스크, 진단키트 등을 찾는 사람들도 다시 늘고 있다.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휴가 규정을 사업체들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탓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다소 혼란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엔데믹과 함께 코로나19는 독감과 같은 4급 감염병으로 등급이 낮아져 격리 의무가 없어진 탓에 원칙적으로는 확진이 되더라도 정상 출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회사는 다른 직원까지 감염 위험 등을 들어 출근하지 못하도록 연차를 강제하고 있다.반면 몸이 아파 쉬고 싶어도 휴가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이달 초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이모(38)씨는 체온이 38도까지 오르고 인후통·두통에 마른기침도 계속됐지만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팀원 모두가 바쁜데 휴가를 쓸 수 없어 마스크를 쓰고 강행했다.이씨는 "머리가 멍하고 약을 먹었다 하면 잠이 쏟아지는데 쉴 수가 없으니 너무 힘들다. 친구 중 한 명은 증상이 크지 않은데도 연차를 쓰라고 해 억울했다는데 그것마저 부러울 지경이었다"고 했다.감염병 유행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혼란을 줄이려면 유급병가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은 코로나19로 하루 일을 못 하면 굉장히 힘들어지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전염병 재확산으로 다시 나라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국가 차원의 휴업 수당으로 기업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유급병가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