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초상이 새겨진 배지가 등장했다. 3일 복수의 중국 내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평양에서 `김정은 배지`를 단 이들의 모습이 목격되기 시작했다. 다만 이 배지는 아직 수도 평양의 일부 간부층을 중심으로 배포돼 북한 주민들이 널리 착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 배지를 단 사람도 이 배지만 다는 것은 아니고 김일성, 김정일 부자 배지와 나란히 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인들은 주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초상이 나란히 담긴 배지를 착용해왔다. `김정은 배지`의 등장은 북한에서 김 제1위원장 체제가 상당히 공고해졌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은 부친 사망 직후인 2011년 12월 최고사령관에 추대됐다. 이어 2012년 4월 당 제1비서, 중앙군사위 위원장, 국방위 제1위원장 자리에 앉으면서 명실상부한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초기 `백두혈통`임을 강조하는 등 조부와 부친의 후광을 최대한 활용해 체제 조기 안착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작년 7월 군 실세인 리영호 숙청 사건을 계기로 김 제1위원장의 입지가 외부 세계 일각의 관측과 달리 상당히 강력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우상화 작업도 노골화됐다. 작년 8월 김 제1위원장이 모습이 단독으로 실린 우표가 발행됐고, 11월에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첫 우상화 도서인 `선군혁명영도를 이어가시며` 제1권이 발행됐다. 따라서 이번 `김정은 배지` 배포는 작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올해 2월 3차 핵실험, 4월 정점을 찍은 한반도 군사 긴장 고조 등의 움직임을 통해 `강력한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김 제1위원장의 자신감이 반영된 조처라는 분석이다. 이런 경향은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정문 옆의 선전판에서도 나타났다. 북한 대사관은 최근 선전판 속 사진을 교체하면서 기존의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을 없애고 김 제1위원장의 사진으로만 채웠다. 북한 대사관은 김 위원장 사후 선전판에 김 주석, 김 위원장, 김 제1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대 지도자들의 사진을 함께 전시해왔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정권 이양기에는 정통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김일성과 김정일을 앞세웠지만 김정은 정권이 출범 1주년을 넘어서면서 상당히 안정화되고 있어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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