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이분법을 뛰어넘는 `제3의 길`을 내세우며 독자세력화를 모색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내부에서 진보 성향의 목소리가 커지면 보수층이 반발하고, 보수적 주장이 나오면 진보성향 지지층의 동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의원측이 지향하는 정치적 좌표와 방향성이 제대로 준비되기도 전에 개인적 견해가 표출되고 이에 대한 반발이 불거지면서 노선을 둘러싼 `불협화음`으로 비쳐지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이 최근 강연에서 안철수 신당(新黨)의 성격을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으로 규정한 발언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최 이사장의 발언이 보도되자 안 의원측 일각에선 "개인 생각"이라며 반발했다. 진보성향인 최 이사장과 보수층의 지지를 의식한 안 의원 측근간 `노선싸움`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안 의원이 28일 저녁 노동문제의 정치의제화는 최 이사장의 오랜 소신이며 자신도 같은 생각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고된 측면이 없지 않다. 지난 대선 때 안 의원은 `경제는 진보, 보수는 안보`라는 입장을 밝히며 보수-진보로 갈라진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안 의원은 자신의 이념적 스펙트럼에 대해 "보수냐, 진보냐 이전에 기본적으로 옳은 일인가, 사람들의 어려움을 풀어줄 수 있는가로 접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 의원은 보수-진보라는 구분에 익숙한 국민에게 아직까지 실용에 바탕을 둔 새로운 접근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제3의 길`,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선 이런 기준부터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쉽지 않은 과제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은 29일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를 위촉했다. 최 명예교수는 한국정치학회 회장을 지냈고, 김대중정부에서 주일대사를 역임했으며 지난해 대선 때 안 의원이 `보수노선`를 지향한다고 밝혔던 외교안보정책의 자문역을 맡았다. 그는 최장집 이사장에 비해 이념적으로 오른쪽에 서 있는 `중도 성향`이라는 점에서 안 의원의 `진보 탈색, 중도 강화 이미지`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또 이날 민주당 이학영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조현욱 씨를 비서관으로 채용했다. 이 의원은 상임위를 안 의원에게 양보한 데 이어 보좌진까지 이양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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