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콘서트처럼 황홀한 음악회는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순수한 마음이 서로 맞부딪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정말 귀한 기억이었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2011년의 첫 `섬마을 콘서트`를 회상하면서 한 말이다. 그가 다음달 다시 작은 섬마을을 찾아가 지역 주민을 위한 야외 음악회를 연다. 27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열린 MBC 대기획 `백건우 섬마을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무엇을 보여주기보다는 서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섬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악회 자체가 대화다. 어떤 곡을 선택하든 그날 내가 하고픈 말을 음악을 통해서 하는 것이다. 나는 전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작품에 충실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청중의 반응을 느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백건우가 이번에 찾아가는 섬은 울릉도(3일)와 통영시 사량도(7일). 작은 항구에 특설 무대를 마련해 관객들이 둘러앉거나 일어선 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이다. 앞서 지난 2011년 9월에는 연평도와 위도, 욕지도에서 연주를 선보였다. 백건우는 이번 공연에서 쇼팽의 `야상곡`과 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 베토벤의 `비창` 등 피아노곡을 40여분간 주민들에게 선사한다. "비창`은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곡이어서 골랐고요. 해가 지는 분위기에 쇼팽의 `야상곡`이 너무 맞을 것 같았어요. 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는 아무래도 바다를 그리는 곡이니까요. 다들 그림에 맞을 것 같은 곡들이죠" 백건우는 이번 공연에서 순수한 한국적인 정서와 클래식이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그는 "바쁘게 도시에서 생활하다 보면 우리의 참모습에서 멀어지기 쉽다. 그래서 섬마을에서 무대를 가지면서 우리의 순수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백건우의 부인인 영화배우 윤정희는 이날 간담회에 동행해 "지난 공연에서 섬마을 할머니가 `내가 평생 처음 이런 음악을 들었는데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라며 춤을 추셨다. 그때 아름다운 음악은 어디서든 전달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전 세계의 수많은 훌륭한 공연장에 선 백건우에게는 바닷바람과 가까운 파도 소리가 거셀 야외무대의 조건이 열악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중요하지 않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꼭 완벽한 조건이어야 한다면 사실 지상에서 연주할 수 있는 장소가 몇 군데 없죠. 하지만 음악은 어디에서든 결국 전달이 되더라고요" 공연은 향후 MBC에서 특집 편성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또 황인뢰 감독이 연출을 맡아 공연 제작 과정이 별도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7월 초에 방송된다. 민현기 MBC 부국장은 "백건우 선생의 뜻에 따라 한국적 정서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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