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5300억원이 투입되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건설공사 2차 입찰에 국내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아 끝내 유찰됐다. 당초부터 이런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그래도 충격적이다. 조달청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 건설 공사의 2차 입찰이 최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2개 이상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가해야 하는데, 접수 마감일까지 1곳만 등록해 자동 유찰됐다.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해 가덕도 신공항 관련 총사업비의 78%(10조5300억원)를 차지하는 대규모 공사가 입찰자를 찾지 못해 2번이나 유찰된 것은 이례적이다. 가덕도신공항보다 더 불리한 조건인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도 걱정이 앞선다. 공사비 10조5300억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건설공사 입찰에 국내 건설사들이 응찰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만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기업주가 이익이 없는 사업에 손댈 일이 있겠나. 처음부터 예상된 일이다. 1차 입찰에도 국내 대형 건설업체는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건설사들이 외면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무리한 공기와 난공사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애초 2035년 개항으로 추진되다 부산 엑스포 유치전 과정에서 2029년 12월로 일정이 5년 이상 앞당겨졌다. 인천공항의 경우 1단계 건설에만 9년이 걸렸다. 국토부는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공항 전체를 해상에 지으려던 계획을 수정, 산을 깎아 육·해상에 걸쳐 짓는 것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부등 침하 가능성 탓에 계획 검토 단계에서 배제됐던 방식을 되살린 것이다. 모든 것이 부산엑스포 겨냥해 비상식적으로 계획됐던 것이다.공항으로 적합하지 않는 곳에 무리하게 공항을 지으려다 보니 예비 타당성 조사나 사업비 추산 과정을 모조리 생략한 채 ‘무조건 지으라’는 특별법까지 만들었다. 각 당의 대선·총선 공약으로 대못이 박힌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 엑스포가 변수였다.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하자 공항을 빨리 완공해야 할 이유도 사라졌다. 부산·울산·경남 지역민 대상의 한 여론조사에선 54%가 ‘가덕도 특별법’에 대해 ‘잘못됐다’고 답했다. 결국 위험하고 난공사에 사업성이 떨어지는 가덕도신공항 건설공사에 어떤 기업이 선뜻 나서겠나. 가덕도신공항보다 더 불리한 조건인 TK 신공항 건설도 걱정이다. TK신공항 건설공사에 선뜻 참여하려는 기업이 안보인다. 정부차원에서 밀어준 가덕도신공항 입찰도 실패하는데, 그 보다 더 열악한 조건인 TK신공항 건설은 더더욱 어려울 것 같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총 결집해 잘 대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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