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보호소를 전전하는 미국의 흑인 여고생이 눈물겨운 노력 끝에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언론이 소개한 `미국판 형설지공(螢雪之功)`의 주인공은 첼리사 피어스(17) 양.
피어스는 23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남부 리버데일에 있는 찰스 드류 고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단상에 올랐다.
그는 연설에서 "미래에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해야 할 일은 지금 당장 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그는 고교 입학 후 가세가 급격히 기울면서 네 가족과 함께 거리를 떠돌았다.
노숙자 보호소와 여관을 옮겨다녔고 온 가족이 자동차 안에서 잠을 청하는 날도 많았다.
엄마가 아르바이트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며 돈을 벌었지만 따뜻한 보금자리 마련은 고사하고 학비 대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엄마는 지난 3년간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5번이나 정리해고됐고, 그때마다 싸구려 아파트에서 쫓겨나 노숙을 해야했다.
불우한 가정환경이 그를 괴롭히고 억눌렀지만 그럴수록 학업의 열정은 더욱 뜨거워졌다.
노숙자 보호소의 불이 꺼지면 휴대전화 불빛을 교과서와 노트에 비춰가며 공부하는 외로운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피어스의 머릿속에는 온통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라는 희망뿐이었다.
피어스가 받아든 졸업 학점은 4.466점. 그는 고교 재학 시절 내내 선두였고, 11학년(한국 고교 2학년) 때부터는 인근 대학을 다녔다.
그는 올가을 애틀랜타 소재 스펠만대학으로 진학이 확정됐다. 고교에서 대학 1, 2학년 과정 학점을 미리 땄기 때문에 사실상 3학년생으로 다니게 된다.
화학과 물리를 좋아한다는 그는 앞으로 종양학자가 되는 게 꿈이다.
피어스의 어머니인 리니타 셰퍼드는 WSB 방송과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도서관에 자주 데려가는 등 책을 많이 읽어주려고 노력했다"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좋은 교육 환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